작품상·남우주연상 수상 불발
후보만으로도 초유의 기록
‘골든글로브 보이콧’ 논란으로
생중계 없이 수상내역만 공지
오징어게임 관계자들도 불참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78)가 ‘오징어게임’으로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K-컬처의 영향력이 재확인되면서 문화예술콘텐츠를 비롯한 한국대중예술 전반에 대해 세계인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열린 제79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부문 남우조연상을 받은 오영수는 넷플릭스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생애 처음으로 내가 나에게 ‘괜찮은 놈이야’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세계 속의 우리’가 아니고 ‘우리 속의 세계’”라면서 “우리 문화의 향기를 안고, 가족에 대한 사랑을 가슴 깊이 안고, 세계의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 아름다운 삶을 사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오영수는 이날 ‘석세션’의 키에라 컬킨을 비롯해 ‘더 모닝쇼’의 빌리 크루덥, ‘더 모닝쇼’의 마크 듀플라스, ‘테드 라소’의 브렛 골드스타인 등의 후보를 제치고 TV부문 남우조연상의 영예를 안았다.

▲ ‘오징어게임’의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캡처
▲ ‘오징어게임’의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골든글로브 홈페이지 캡처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 후보에도 올라 한국 드라마 최초 수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으나 ‘석세션’에 트로피를 넘겨줬다.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은 불발됐지만, 후보에 오른 것만도 한국 영화·드라마 초유의 기록이다.

비영어권 작품에 배타적인 성격이 강한 골든글로브는 지난해까지 대사의 50%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 영화로 분류한다는 규정을 뒀다.

이 때문에 2020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2021년 미국 영화 ‘미나리’(정이삭 감독)는 작품상, 연기상 등의 후보에 오르지 못했고 ‘외국어 영화상’에 만족해야 했다. TV부문 역시 지금까지 비영어권 작품이 후보에 오른 경우가 없었다.

다만 이날 시상식은 골든글로브를 보이콧하는 할리우드의 싸늘한 분위기 속에서 조촐하게 치러졌다.

골든글로브는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과 성차별 논란, 불투명한 재정 관리에 따른 부정부패 의혹으로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이런 분위기를 감안한 듯 오영수, 이정재, 황동혁 감독 등 ‘오징어 게임’ 관계자들도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시상식도 생중계 없이 홈페이지에 수상 내역만 공지됐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은 456억원의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을 그린다.

한편 극영화 부문 작품상은 제인 캠피온 감독의 ‘파워 오브 도그’가 차지했다. ‘파워 오브 도그’는 감독상과 남우조연상까지 더해 3관왕에 올랐다. 뮤지컬·코미디 영화 부문에서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가 작품상을 받았다. 최우수 애니메이션은 ‘엔칸토’, 외국어영화상에서 이름을 바꾼 비영어 부문 작품상은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드라이브 마이 카’가 차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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