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우리 주위에서는 리모델링(Remodeling)이라는 용어를 매우 자주 사용하고 또 듣고 있다. 개인의 삶을 리모델링하거나 기업을 리모델링함으로써 새로운 활력과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등 많은 긍정적인 효과를 유발하고 있다. 특히, 건축분야에서 리모델링은 건축물의 부가가치를 증대시키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또한 환경파괴를 최소화 시키는 등 매우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어 점차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축법에서는 리모델링이란 "건축물의 노후화 억제 또는 기능향상 등을 위하여 증축·개축 또는 대수선 하는 행위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리모델링과 유사한 개념으로 사용되는 용어로 리노베이션(Renovation)이 있는데 리모델링과의 차이점은 리노베이션이 건물의 성능 개선에 초점을 맞춘 개념이라면, 리모델링은 이를 포함하여 건물의 구조 변경까지를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건축주 입장에서는 리모델링이건 리노베이션이건 건물의 편의성이나 가치가 증대된다면 한번쯤 변화를 생각해 보게 될 것이다. 우리 주위에서 가장 쉽게 그리고 자주 접하게 되는 리모델링 사례로는 공동주택의 발코니 개조를 통한 거실이나 침실 등의 확장일 것이다. 이는 이미 여러 차례 불법이기 때문에 단속과 개도홍보 등을 실시하였으나 아직까지도 단속만 피하면 된다는 생각에서 여전히 확장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공동주택은 여러 세대가 생활을 하는 공익성이 매우 강조되는 건축물이기 때문에 내집의 발코니 정도 확장하는 것으로 설마 건물이 무너지겠느냐는 안일한 생각을 모든 세대가 가진다면 건축물의 전체 안전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최근 몇 년 사이에 재건축을 통한 투자수익이 다른 어떤 부동산 상품보다 많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앞을 다투어 노후 아파트 단지들이 재건축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재건축이 부익부 빈익빈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대량 폐기물에 따른 환경문제 등 많은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어 정부에서는 재건축 아파트들에 대한 강력한 규제책을 마련하여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규제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는 노후 아파트의 재건축 대(對) 리모델링의 비율면에서는 재건축이 압도적으로 많은 상황이다. 그러나 1980-90년대 이후 지어진 고층아파트의 성능저하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10년 이후에는 재건축 보다는 리모델링을 통한 성능개선이 상당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정부정책이 가능한 재건축은 억제하고 리모델링은 활성화시키고자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리모델링에 대한 법적, 제도적 장치의 보완 뿐만 아니라 재정적 지원과 세금 감면 혜택 등 다양한 지원책의 확대도 이러한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키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미 서울 서초구에서는 리모델링이 추진되고 있는 2개 아파트 단지의 조경면적, 건폐율, 용적율, 건축물 높이 등 건축기준을 대폭 완화하여 리모델링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뒷받침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지원을 통하여 수도권에서는 여러 재건축대상 아파트들이 재건축을 포기하고 리모델링을 통한 주거공간 및 부대 편의시설의 확충, 주차공간의 확대, 재산가치의 증대 효과를 누리고 있다고 하니 향후 진행추이에 많은 관심을 가져 봄직하다.
 그러나 이러한 리모델링을 통한 노후 건축물의 성능개선이 지방의 아파트까지 확산되기 위해서는 보다 완화된 건폐율과 용적율의 적용, 부족한 주차공간 확보를 위한 1층 공간의 필로티 처리시 건축물 높이규정의 완화, 각종 세금 감면 혜택의 확대 등 적극적인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많은 호응을 얻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통한 삶의 질 향상이라는 큰 흐름은 소득증대와 더불어 꾸준히 증가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울산에서도 점점 노후 건축물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임을 감안해 보면 리모델링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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