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 플레이로 중국의 저항을 잠재운다.」 올림픽호의 「멀티 핵」 박지성(23.PSV에인트호벤)이 28일 아테네올림픽 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A조 중국과의 결전이 열리는 중국 후난성 창샤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비자문제 때문에 하루 전 현지로 떠난 본진보다 늦었지만 네덜란드 리그에서 공수 가릴 것 없이 최고의 활약을 펼치다 온 터라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있다.
 중국 언론은 지난달 3일 서울에서 열린 올림픽 예선 첫 경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박지성의 활약을 「가장 두려운 선수」라는 표현으로 극찬했다.
 박지성은 비록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는 못했지만 중국 수비수들의 혼을 빼놓는쉼없는 침투와 한 템포 빠른 패스로 조재진(수원)의 결승골에 디딤돌을 놓았다.
 박지성은 출국에 앞서 『유럽에서는 올림픽 예선이 A매치 오프닝 게임 정도로 여겨지는 탓에 동료들이 왜 월드컵 예선 몰디브전에 뛰지 않고 올림픽 예선 중국전에나가는 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에다 포르투갈전에서 짜릿한 결승골을 뽑아낸 주인공 박지성에게 주변의 이런 반응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러나 그의 마음 한 구석에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가 남아있다.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경질을 몰고온 몰디브전이 열렸던 지난달 31일 올림픽예선에 대비해 힘을 비축하고 있던 박지성에게 형님들이 자초한 치욕의 무승부는 무엇보다 더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졌다.
 이제 자신의 손으로 침체에 빠진 한국축구에 희망을 비출 아테네행 티켓을 거머쥐고 당당히 개선해야 할 책임이 고스란히 맡겨진 셈.
 하루가 늦어 홀로 남은 박지성은 27일 파주 NFC(대표팀 트레이닝센터)에서 「대표팀 위탁 교육생」을 자처해 형님 태극전사들과 발을 맞추며 한국축구의 고민을 온몸으로 느꼈다.
 박지성은 『공한증은 이어져야 한다. 중국 팬들이 어떤 응원을 펼치더라도 마음의 준비가 돼있다. 마인드 컨트롤은 끝났다』고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시드니올림픽 멤버로 출전했던 그는 『2승1패로 사상 최고의 성적을 냈건만 8강에 오르지 못했던 기억을 이제는 씻고 싶다』며 본선에 대한 강한 열망을 드러냈다.
 김호곤 감독은 당초 이천수(레알 소시에다드)가 합류할 경우 이천수를 공격형,박지성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각각 낙점해 상대 중원을 교란한다는 비책을 세웠으나이천수가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자 박지성에게 플레이메이커의 중책을 맡기기로 했다.
 박지성은 『월드컵 이후 태극마크를 달고 뛴 게 불과 3번 밖에 되지 않는다』며 『이번에는 정말 100% 내 플레이를 보여주는 게 목표』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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