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산불 등 세계적 이상기후
탄소배출 줄이기 생존의 문제 돼
선진국 과감한 투자 눈여겨봐야

▲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지난 주말 강원도 동해안 쪽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서 엄청난 산불이 발생했다. 지구온난화 물질인 이산화탄소를 먹어치우는 숲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50년만의 겨울 가뭄 때문이다. 강수량이 평년의 15%도 안된다고 한다. 기후 탓이다. 지난해 미국 서부 지역의 엄청난 산불도 같은 원인이었다. 작년 여름, 유럽지역에는 천년만의 대홍수가 있었다.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였다.

이러한 이상기후 현상은 걱정스럽지 않을 수 없다. 1992년 리우 환경개발회의에서의 ‘기후변화협약’ 이후 2015년 ‘파리기후협약’ 때까지 세계는 아무런 조치 없이 대기중으로 온난화기체인 이산화탄소를 계속 뿜어냈다. 특히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반이상을 내뿜는 미국과 중국은 협약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우리나라는 개발도상국이었기에 책임을 면할 수 있었다. 그러는 동안, 유럽의 선진국가들은 태양에너지와 풍력에너지 등에 대한 연구 투자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이제, 파리기후협약에 의해 협약 당사자 각국은 탄소배출 감축목표 설정과 시행결과를 UN에 보고해야 한다. 강제성은 없는 협약이지만 기후변화 대응책을 위한 국제간 약속인 것이다. 또한 글로벌 기업들은 ‘RE100’에 참여해야 해외에서의 기업활동과 무역을 원활히 할 수 있게 된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에너지 흐름과 물질순환, 생물다양성의 유지와 자연생태계 등 많은 논제들이 있지만, 여기서는 우리 모두가 알아두어야 할 코앞의 문제들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것들에 대해서만 간략히 살펴보자.

먼저 이산화탄소의 포집·제거와 관련해, 온실가스를 제거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매우 제한적이다. 온실가스 저장 또한 작은 땅덩어리를 가진 우리로서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동해가스전 고갈저류층을 이용한 이산화탄소 포집·저장 사업을 추진하기로 되어있다. 주로 수소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하기 위한 것으로, 1200만t이나 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저장할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상용화를 위한 기술자립화 기반을 마련 중이다. 2025년부터 이산화탄소 저장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또다른 방법으로, 이산화탄소를 유용한 물질로 전환시키는 기술이 있다. 즉 이산화탄소를 탄산칼슘 등 유용한 자원으로 전환시키는 기술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전기분해 방법을 이용하여 에틸렌으로 전환시키는 기술연구가 진행 중이다. 그 외에도 제조공정기술을 획기적으로 변환시켜 자원의 절약, 재료의 재활용까지 할 수 있는 3D프린팅 기술이 있다. 더욱이 3D프린팅 기술을 이용하면, 제조 작업단계를 줄일 수 있고, 제품의 경량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 효율을 높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고온 소결 과정이 없기 때문에 탄소 배출절감 효과가 크다. 탄소배출이 높은 철강산업에서는, 석탄 코크스를 사용하는 대신 수소 환원제를 쓰는 연구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작업에는 다른 공정에도 그렇듯, 전기에너지가 필요하다. 전기에너지를 얻기 위해 화석연료를 사용한다면 달라질 게 없다. 그러니 대체에너지원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한 일이 된다. 대체에너지원으로는 태양에너지, 바이오에너지, 폐기물에너지, 소수력에너지, 풍력에너지, 수소에너지 등이 있다. 이중 가장 유력한 대체에너지원은 태양에너지, 풍력에너지, 수소에너지이다. 사실 우리나라의 이런 대체에너지 분야기술은 유럽 국가들에 비해 상당부분 뒤처져 있다. 앞으로 ‘RE100’이나 ‘탄소국경조정제(CBAM)’가 전세계적으로 확산 시행될 경우, 우리의 모든 제조산업이 크게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빠른 성과를 얻기 위한 무리한 사업추진은 후회할 일이 생길 수도 있다. 기술 개발과 연구투자가 앞서는 것이 중요하다. 40~50년 전 우리가 해왔던 방식은 이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임기간인 4년 동안 환경산업에 2조달러라는 엄청난 돈을 투입하겠다고 했다. 유럽연합도 1조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더욱이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원자력 에너지를 대체에너지원에 포함시키겠다고 발표했다. 몇몇 유럽국가가 이를 따를 것으로 보인다. 모두 참고해 봐야 할 것이다.

허황 울산인재평생교육진흥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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