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뒤바뀐 두 엄마 그린
새 영화 ‘패러렐 마더스’
작년 베네치아영화제 개막작
주인공역 페넬로페 크루스
美아카데미 여우주연 후보에

▲ 스페인을 대표하는 노장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새 영화 ‘패러렐 마더스’.

뛰어난 감독은 식상한 소재를 가지고도 신선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영화 ‘패러렐 마더스’는 산부인과에서 아이가 뒤바뀐 두 엄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노장 감독 페드로 알모도바르는 자칫 뻔하게 흘러갈 수 있는 스토리를 끊임없이 변주하며 관객이 예상하는 전개를 하나씩 비껴간다.

마흔을 앞둔 사진가 야니스(페넬로페 크루스 분)는 남편 없이 절친한 친구 엘레나(로시 드 팔마)의 간호를 받으며 출산을 하기로 한다. 같은 병실을 쓰는 10대 산모 아나(밀레나 스밋)도 외로운 여정의 친구가 돼준다. 아나 역시 남편은 안 보이고 연극배우인 어머니 테레사(아이타나 산체스 히혼)만 딸 옆을 지키고 있다.

이후 육아에만 매진하던 야니스는 커갈수록 이국적인 외모를 띄게 되는 딸 세실리아에게 의구심이 들면서 친자 검사를 받는다. 결과는 모녀 관계일 가능성이 0%라는 것. 자신의 친딸이 신생아 관찰실에 들어갔을 때 아나의 친딸과 뒤바뀌었을 것으로 추측하지만, 잠시 고민하다 진실을 감추기로 한다.

시간이 흘러 야니스는 우연히 아나와 마주친다. 세실리아의 친모인 걸 알면서도 야니스는 아나를 집으로 초대하고, 어렵게 사는 그를 육아도우미로 고용한다.

그에게서 아나가 키우던 딸이자 자신의 친딸이 돌연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에 빠진다. 그리고 아나가 실은 또래 남자 3명에게서 강간당해 임신했던 것이라는 고백도 듣는다.

모든 등장인물들의 관계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지만, 숨길 수 없는 깊은 내상을 입었다는 점만은 같다. 감독은 이 모든 상처를 치유하는 힘은 모성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뛰어난 각본과 연출, 배우들의 연기가 어우러진 이 영화는 지난해 제78회 베네치아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페넬로페 크루스는 이번달 말 열릴 제94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여우주연 부문 후보에 올라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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