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매년 3월 넷째 주 금요일은 서해수호의 날이다. 제2연평해전(2002년 6월29일)과 천안함 피격사건(2010년 3월26일), 연평도 포격전(2010년 11월23일)에서 전사한 54명의 장병과 천안함 구조작전 중 순직한 고(故) 한주호 준위까지 적의 도발에 맞서 서해를 지키다 산화한 서해수호 55용사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이처럼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많은 장병들의 희생이 있었고 우리 울산의 청년들도 군인으로서 목숨 바쳐 조국의 바다를 수호했다. 하지만 이들의 고귀한 헌신이 이제는 울산시민들의 기억 속에서 잊힌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에 이렇게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

12년 전 NLL 경계 작전에 투입된 104명의 천안함 승조원 중에 4명의 울산 청년이 있었다. 모두가 이들의 무사귀환을 간절히 기원했지만 고(故) 신선준 상사와 고(故) 손수민 중사는 끝내 고향에 돌아오지 못하고 적의 공격에 전사했다.

무거동 주민이었던 고 신선준 상사는 1981년 울산서 태어나 울산공고를 졸업하고 해군 부사관의 길을 걸었다. 천안함 뿐 아니라 충남함, 청해진함, 참수리 289호정에서도 근무한 바다사나이로 특히 부대원들의 단합을 위해 힘써 후배들 사이에서는 듬직한 큰형 같은 존재였다고 한다.

1985년생인 고 손수민 중사는 중구 반구2동 출신으로 무룡고를 졸업하고 대학 진학 후 해군에 입대했다. 군 복무 중 다시 부사관에 지원해 직업군인이 되었고 천안함에서는 통신체계와 암호분야를 담당하는 통기장으로 근무하며 1건의 보안사고도 없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하는 군인이었다.

제2연평해전에서 충무무공훈장을 수여받은 이희완 중령도 울산 출신이다. 울산중과 성신고를 졸업하고 해군사관학교 54기로 입학한 그는 해전 당시 참수리 357호정 부정장(중위)이었다. 적의 기습공격에 두 다리를 크게 다친 상황 속에서도 전사한 정장 고(故) 윤영하 소령 대신 승조원들을 이끌고 전투를 지휘해 적을 격퇴하고 NLL를 지켜냈다.

부상이 심해 아홉 차례 대수술에도 결국 오른쪽 다리를 잃었지만 1년간의 재활 끝에 현역으로 복귀했다. 현재도 군인으로서 해군본부에서 인재개발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한다.

온 몸을 던져 우리 바다를 지켜낸 장병들의 희생을 떠올리면 가슴이 먹먹하다. 필자 또한 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청춘을 바쳤고 자식을 군대 보낸 부모의 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기 때문일까.

우리가 이들을 잊어선 안 된다. 또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족을 떠나보내야 했던 유가족의 아픔과 전우를 잃고 힘든 시간을 이겨내고 있을 참전 장병들도 함께 기억해야 한다.

그리고 적의 도발에 맞서 우리는 강해져야 한다. 그래서 천안함은 울산에서 최신형 한국형 호위함으로 다시 부활했다.

새롭게 이름을 이어받은 천안함은 우리 해군의 주력 전투함인 대구급 호위함 7번함이다. 크기는 만재배수량 기준 3600t급으로 1200t급 초계함이었던 천안함에 비해 3배 가까이 커졌다. 이 뿐만 아니라 기존 천안함에는 없었던 함대공 미사일을 장착했고 첨단 장비를 통해 원거리에서 잠수함 탐지가 가능해졌다. 또한 잠수함을 격멸할 수 있는 대잠어뢰와 대잠헬기까지 갖추고 있어 작전능력이 크게 강화됐다. 지난해 동구 현대중공업에서 진수식을 마친 천안함은 현재 시운전 평가 중으로 조만간 서해를 담당하는 2함대에 배치돼 NLL 수호 임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아울러 58명의 천안함 생존 장병 중 20여명은 여전히 군에 남아 조국의 바다를 지키고 있다.

그래서 이번 한 주 동안이라도 서해수호를 위해 목숨 바친 장병들의 고귀한 헌신을 함께 기억했으면 한다. 필자도 천안함 추모 배지를 가슴에 달고 동참하고자 한다.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 호국과 보훈의 가치를 바로 세우는 나라가 진정한 선진국이다.

서동욱 울산 남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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