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서 펼쳐질 새로운 역사와
자연인 문재인, 원로로의 역할에 관심
신임-전임 대통령의 진정한 악수 기대

▲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

청와대 출입기자인 필자에겐 대통령과 보좌진은 ‘최고의 취재원’이다. 이명박·박근혜·문재인 정부 등 3개 정부에 이어 5월부터 ‘윤석열 정부’에 이르기까지 4개 정부 출입기자를 예고하고 있다. 정권교체기마다 새 집권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은 확연히 다르다. 연장선에서 신·구정권의 동선을 취재현장에서 리얼하게 접하게 된다. 때문에 필자는 진영과 이념, 지역, 정치적 ‘호불호’에서 완전 자유롭기 위한 ‘무색무취’로 평상심을 잃지 않으려는 노력 또한 게을리 할 수 없다.

이러한 자유로운 현실에서 윤정부 출범을 불과 한달 앞둔 지금, 기자의 관심사는 어느 지점에 있을까?

‘윤정부’ 국정 큰 그림의 출발선은 과연 무엇인가와, 퇴임 직후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문재인’에 대한 관심사로 대별된다.

대통령 당선직후 지금까지 투영되고 있는 새정부의 집권 청사진은 부동산정책을 비롯해 상당부분 청신호가 기대되는 건 사실이다. 지난 20여일간 스크린 중인 새정부 준비의 동선, 한덕수 국무총리후보자 지명과 함께 17개 부처 장관후보자 추천 방향 등에 대해선 아직까지 검증의 단계다.

그럼에도 정권 인수위 등에서 추진되고 있는 중대형 현안 중에선 유독 대통령 집무실과 관련된 로드맵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게 부각됐다. 하지만, 본란에선 용산 이전 관련 프로세스의 합리성 여부와 찬반논란은 별론으로 하자.

문제의 심각성은 다른 데 있는 것처럼 비쳐진다. 크고 작은 정책과 현안 해법의 방향, 알박기 인사논란, 원전정책 변화 등 신·구정권간 ‘까칠한 시그널’이 잇따라 표출되고 있다. 심지어 신·구권력의 측근들이 전면에 나서 가시돋친 언사로 국민들의 마음 역시 편치않게 한다. 진영을 떠나 ‘중도민심’에서조차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과연 무엇 때문일까? 의도하건 안하건 정권 교체기마다 ‘확실한 차별화’시도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차별화는 정치적 상황에 따라선 신·구정권간 ‘보복’이라는 오해를 불러오기도 한다.

1987년 민주화이후 신구정권 교체기에서 유사한 그림이 반복되다시피 했다. 노무현 정권과 MB(이명박)정권에선 인수과정은 물론 정권교체 이후에도 살얼음판이 계속됐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해선 ‘잊을수 없는’ 역사적 대사건으로 기록되고 있다. 같은 보수 진영이었던 MB정권과 박근혜 정권으로의 교체기엔 과연 어떠했나? 화기애애한 정권 인수인계는커녕 정반대 기류였다. 이후 박근혜정권은 탄핵으로 임기조차 채우지 못한 채 문재인정권이 출범했다. 5년임기의 막바지에 접어 들고 있는 문정권 역시 윤석열 새정부와의 교체기에서 예사롭지 않는 먹구름이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런 가운데 새로운 역사의 장인 5월10일. 새 대통령 취임식이 사실상 임박했다.

필자의 관심사는 이날 이후 펼쳐지게 될 ‘새로운 역사’에 있다. 5년임기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향과 동시에 경남 양산 사저로 떠나는 ‘자연인 문재인’의 역사가 어떻게 펼쳐질 것인가다. 외형적으론 서로 격을 유지하려 애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내는 뭔가 부글부글 끓고 있는 것은 아닐까? 미국을 이끈 주요 대통령의 리더십과 그들이 정책에 활용한 네 가지 철학을 다룬 책, ‘무엇이 대통령을 만드는가’(2012년)에는 부러운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자부심의 리더십’‘되새김의 리더십’ ‘관용과 표용의 리더십’‘미래지향적 리더십’ 등이 담겨있다.

특히 미국의 대통령은 정권교체이후에도 ‘전임 대통령’의 예우와 함께 ‘후임(현직)대통령’에 대한 권위를 인정해주는 상생의 정치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국내 정치학자들은 대한민국의 권력구조와 정치는 대부분 미국의 권력구조와 정치를 상당부분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말한다. 윤석열 당선인은 대선가도에서 수차례 걸쳐 “정치보복은 절대없다”라고 천명했다. 강력한 실천의지로 민정수석실까지 폐지를 선언했다. 그렇다면 이제 곧 떠나는 문대통령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이 힘들때마다 마음을 담아 조언을 아끼지 않는 국가 최고 원로로서의 역할을 보고싶다. 5월10일. 윤석열 새 대통령과 문재인 ‘전임 대통령’이 국민들과 함께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마음을 담은’ 진정한 악수를 기대하는 이유다.

김두수 서울본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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