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영화제 은곰상 수상작

영화 ‘소설가의 영화’ 스틸컷.  콘텐츠판다 제공
영화 ‘소설가의 영화’ 스틸컷. 콘텐츠판다 제공

소설가 준희(이혜영 분)가 서울 근교 도시의 서점을 찾는다. 연락을 끊고 잠적한 후배 세원(서영화)이 운영하는 곳이다.

세원과 대화를 나누며 서점에서 시간을 보낸 준희는 그 도시의 공원에 있는 유명한 전망대를 찾았다가, 언젠가 함께 일할 뻔했던 감독(권해효)과 그의 아내(조윤희)를 만난다.

셋은 함께 근처 공원을 산책하다가 이제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유명 배우 길수(김민희)를 마주친다. 감독 부부가 먼저 자리를 뜨고 준희는 길수에게 팬이었다며 함께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다.

두 사람은 대화가 잘 통해 같이 식사하다가 세원의 서점에서 벌어진 술자리에 합류하게 된다. 그곳에는 준희와 한때 어울렸던 시인 선배(기주봉)도 있다.

지난 2월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은곰상)을 받은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 영화 ‘소설가의 영화’다.

짧은 여행과 우연한 만남, 일상적인 대화를 끊임없이 변주해 온 홍 감독이 내놓은 또 하나의 ‘홍상수 표 소품’이다. 각본과 촬영, 편집, 음악을 모두 홍 감독 혼자 담당했고, 조명 스태프 없이 저화질로 촬영한 영상은 때때로 노출도 포커스도 맞지 않는다.

최근의 전작들에 비하면 가벼운 듯 정곡을 찌르는 농담과 큰 웃음이 눈에 띄게 많아졌는데, 배우 이혜영의 이미지와 카리스마에 기댄 면이 크다.

‘당신 얼굴 앞에서’에는 출연하지 않고 제작실장을 맡았던 김민희는 유명 배우 길수 역을 맡아 편안한 모습을 보여준다. 21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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