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페이 웬 감독 데뷔작품
칸영화제 초청작…21일 개봉

▲ 중국 영화 ‘열대왕사’ 스틸컷. 싸이더스 제공

숨이 턱턱 막히는 열대야의 어느 날. 에어컨 수리기사 왕쉐밍(펑위옌 분)은 차를 몰고 가다 실수로 한 남자를 치고 만다. 잠시 고민하던 그는 시신을 유기하고 달아난다. 죄책감에 시달리던 그는 자수를 결심하고 경찰서에 찾아가지만, 겁을 먹고 돌아선다.

그러다 우연히 사라진 남편을 찾기 위해 전단을 붙이고 있는 여인 후이팡(실비아 창)을 마주친다. 우연은 이어져 왕쉐밍은 그의 집에 에어컨을 고치러 가고, 후이팡이 찾는 남편이 다름 아닌 자신이 죽인 남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왕쉐밍은 그때부터 후이팡의 주위를 맴돌기 시작한다. 남편의 빚을 갚으라 협박하는 남자들과 싸우고, 납골당에도 함께 가주며 점점 가까워진다. 후이팡이 아들의 죽음 때문에 남편을 원망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그 사이 총으로 무장한 정체를 알 수 없는 한 남자가 왕쉐밍을 쫓는다. 쫓고 쫓기는 추격전 속에 몇몇이 희생당하고 왕쉐밍은 후이팡 남편과 그의 죽음에 얽힌 진실을 마주한다.

제74회 칸국제영화제에서 특별상영작으로 초청받았던 중국 영화 ‘열대왕사’는 샤이페이 웬 감독의 스타일이 한눈에 들어오는 작품이다. 감독은 자신의 데뷔작인 이 영화에서 빛과 색감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미장센을 통해 영상미를 극대화한다. 어둡지만 그 속에서 빛이 나고, 칙칙한 듯하면서도 화려한 색이 나타나 눈을 즐겁게 한다.

그러나 스타일에만 지나치게 집중한 탓인지 스토리는 다소 밋밋하고 뻔하다. 시간순서가 뒤죽박죽인 편집은 처음에는 감각적으로 느껴지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너무 멋을 냈다는 인상을 준다. 21일 개봉.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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