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이 정비된 뒤에야 비로소 모습을 드러낸 벤치와 가로등을 보면서 가뜩이나 좁은 시내길을 노점상에게 내주고 불편을 참아온 생각을 하니 억울하고 분한 생각이 듭니다"
 지난달 28일 울산시 중구 성남동 차없는 거리 일대 노점상 강제철거작업이 완료된 이후 시민들은 중구청의 행정대집행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서민층으로 분류되는 노점상 중 일부가 수천만원의 자리세를 받고 고급 승용차를 타고 다닌다는 소문에 허탈한 심정이 들기도 했을 것이다. 행정대집행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보다는 괘씸한 생각이 앞섰다는 후문이다.
 노점상 정비작업으로 시민들은 보행권과 문화향유권 등 사회구성원으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기본권에 눈을 뜨게 됐고, 중구청은 앞으로 예정된 정비계획에 탄력을 받게 됐다.
 중구청은 열악한 재정속에서도 울산지역 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민간용역업체를 선정해 행정대집행을 강행하는 등 가로정비계획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강제철거 당일, 공무원 및 용역업체 직원 200여명과 경찰병력 400여명이 텅 빈 리어카 30여개를 싣고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일순 허탈한 심정을 지울 수가 없었다.
 4천200여만원에 달하는 시민혈세가 투입된 대규모 강제철거가 노점상 반발보다는 기선제압 목적으로 중구청이 지나치게 물량공세를 폈다는 인상이 짙었기 때문이다.
 현재 성남동 일대 차 없는 거리는 시민들에게 돌아간듯 보인다. 그러나 정비된 거리를 시민들이 찾는 공간으로 가꾸지 못하면 노점정비의 명분뿐 아니라 민심도 잃게 될 것이다. 모두의 재산인 구시가지 일대를 시민들과 함께 가꾸기 위한 다양한 방안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kbw@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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