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3년 5월1일 서울에서 소파 방정환 선생의 주창으로 첫 어린이날 기념식이 개최됐다.
 그는 우리의 전통사회에서 천대받고 학대받던 아동의 인권 보호를 위해 "어린이"라는 존칭어를 만들었고 "어린이들을 내려다보지 말고 쳐다봐 달라",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되 늘 부드럽게 대하자"라는 내용의 유인물을 배포하기도 했다.
 당시 가부장제에서 자녀는 부모로부터 보호받고 사랑받아야 할 존재라기보다는 오직 부모에게 순종하고 뜻을 받들어야 하는 "아랫사람"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지난 탓도 있겠지만 요즘의 어린이들이 차지하는 위상을 보면 그야말로 격세지감을 느낀다.
 부모에게는 한 두명의 자녀가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귀한 존재다. 굳이 어린이날이 아니더라도 1년 내내 아버지들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주말에 자녀들과 시간을 함게 보내고 있다.
 맞벌이로 자녀를 평소에 챙기지 못하는 부모들은 그에 대한 보상으로 자녀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사주는 등 물질적으로 보상, 금전만능주의라는 부작용까지 낳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신문지상에는 어린이날 선물로 등장한 70만원대의 명품 자동차와 100만원짜리 기차놀이 세트, 1인당 10만원이 넘는 특급호텔 파티 티켓, 수십만원짜리 명품 원피스와 의류 등이 사회문제로 지적됐다.
 어린이날은 아이들이 원하는 고가의 선물을 무조건 내지 기꺼이 사주는데 정신없는 그런 날이 아니다.
 매년 늘어만 가는 학대받는 아동에 관심을 기울이고 부모가 없어 힘겨운 삶을 사는 주변 어린이들을 한번 돌아보는 것이 방정환 선생이 만든 어린이날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는 것이 아닌지 반문해 본다. star@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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