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해양쓰레기 연간 약 17만7천t
바다생태계는 물론 인간의 삶까지 위협
바다살리기 운동에 온 국민이 동참해야

▲ 김영훈 울산광역시 전 항만수산과장

5월31일은 제27회 ‘바다의 날’이다. 바다의 날 제정목적은 ‘바다관련 산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높이고 국민의 해양사상을 고취시키며, 관계 종사원들의 노고를 위로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울산은 2005년 ‘제10회 바다의 날’, 2019년 ‘제24회 바다의 날’을 맞이해 국무총리를 모시고 울산에서 기념행사를 개최한 바 있다. “바다는 삶의 여유와 품격을 더해주는 공간이자 산업에너지 등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우리의 미래”라면서 “온국민이 바다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깨끗하고 건강한 바다만들기에 해양 수산관계자는 물론 온국민 모두의 동참을 바란다”고 했다.

울산연안의 바다는 현재 심각한 상태에 도달된 것으로 예상된다.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대규모 공장이 집중 건설되면서 공장에서 나오는 오폐물이 해저 퇴적물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울산은 연안오염 총량관리제가 절실하게 필요한 바다임에 틀림없다.

다행스럽게 울산시는 2019년부터 바다 연안오염총량 관리제 시행으로 2022년까지 해저퇴적물을 분석, 중금속 농도를 구리 73.1㎎/㎏, 아연188㎎/㎏, 수은 0.67㎎/㎏으로 낮추기로 했다고 한다. 또한 울산은 2000년도에 연안오염특별관리 해역으로 지정되어 해양수산부에서는 울산항 인근 해역의 해양퇴적물 오염현황을 조사하여 정기적으로 퇴적물 관리계획을 수립, 수거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크게 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오늘날 해양환경 악화의 또다른 주범은 비닐과 플라스틱이다. 인류가 만들어낸 혁신적인 발명품 중 하나인 플라스틱은 석유화학의 발전과 더불어 가공이 쉽고 값이 싸며 무엇보다 편리함에 있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러한 이유로 플라스틱은 우리의 생필품 대다수에 사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그 무분별한 사용은 이제 한계를 넘어 부메랑이 되어 인간의 삶을 위협하는 지경이 됐다.

우리가 무심코 버린 폐플라스틱은 바다생태계는 물론 인체까지 위협하는 오염물질로 급부상하고 있다. 언젠가 고래의 위 속에 각종 폐플라스틱이 가득차 있는 것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우리나라 해양쓰레기 발생량은 연간 약 17만7000t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부분 인간이 버린 폐플라스틱 쓰레기다. 이중 60%는 육상에서 바다로 유입되고 나머지 40%가 선박 등 해상활동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육지의 전답은 농민들의 삶의 터전이듯 바다는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바다는 생물자원 뿐만 아니라 광물자원, 에너지자원 그리고 수자원 등 귀중하고 다양한 자원을 가진 곳간과 같다. 이렇게 풍요로운 곳간이 따로없다. 농토는 해마다 퇴비를 주고 밭갈이를 해야만 곡식을 거둘수 있지만, 바다는 관리만 잘하면 어류 등 수산생물들이 절로 채워진다. 자원이 줄어들지 않는 자연곳간으로 인간에게 더없는 보배다.

해마다 맞이하는 ‘바다의 날’이지만 형식적인 기념행사나 구호에 그칠 것이 아니라 바다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는 날로 만들어가야 한다.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바다쓰레기 수거운동을 펼쳐 깨끗한 울산바다로 회복되는 그날까지 정부와 연안기업체 등 모두가 힘을 합쳐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1977년 방어진 앞바다에서 목격된 후 현재까지 나타나지 않고 태평양, 대서양, 어딘가에서 살고 있는 ‘울산귀신고래(UlSan Gray whale)’가 고향인 울산 앞바다로 회귀하여 분수처럼 새하얀 물을 뿜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기원한다. 고래관광을 즐기는 깨끗한 바다로 하루빨리 회복되길 기대한다. 제27회 바다의 날을 맞이하여 모두가 함께 ‘울산의 미래인 바다, 바다살리기 운동’에 동참했으면 한다.

김영훈 울산광역시 전 항만수산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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