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상헌 문화부 차장

사회적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울산지역 곳곳에서 문화예술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6월 초 태화강국가정원에서 전국 비보이들이 브레이킹 기량을 선보인 울산 비보이 페스티벌, 울산예총 10개 단위지회가 자신들의 실력을 뽐낸 예루하 등이 열린 데 이어 7월에도 울산민예총의 도깨비난장 등이 펼쳐져 참여 예술인과 시민들이 흥겨운 시간을 가졌다.

여기에 올해 2회째를 맞는 대규모 미술행사도 연이어 2개나 마련됐다. 울산미술협회의 글로컬 아트마켓이 닷새 동안 장생포 문화창고에서, 울산국제아트페어가 나흘 동안 울산전시컨벤션센터에서 연이어 열려 전국 미술 애호가들을 울산으로 불러들였다.

대부분 행사가 코로나의 영향으로 지난 2년 행사가 열리지 못한 기간 어떻게 지냈을까 기억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빈틈없이 많은 관람객으로 채워졌다. 그동안 즐기지 못한 것을 한 번에 보상받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마치 지난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시적으로 완화했을 때 모든 축제가 일제히 열렸지만, 이내 취소한 모습이 떠올라 조마조마하다.

지난해와 다른 올해 행사의 운영 방식 때문이다. 관객은 물론이고, 주최 측도 방역 수칙을 지키는데 느슨한 태도를 보인다. 현재 방역 수칙은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50인 이상 모이는 집회나 공연·스포츠 행사 등 밀집도가 높은 곳에서는 실외라도 마스크 착용이 필수다.

방역당국은 코로나 유행 감소세가 한계에 도달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백신 접종과 자연 감염으로 강화됐던 면역력이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져 결국 확진자가 증가할 일만 남았다는 의미다. 통상적으로 병원을 찾아야만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어 주말이면 확진자 수가 줄어들지만, 울산지역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 86명에서 3일 148명으로 오히려 늘었다.

방역당국도 당분간 현재 수준에서 다소 증가하거나 감소하는 상황이 반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확진자 추이나 위중증·사망 지표 등을 종합적으로 봐야 판단할 수 있지만, 재유행은 곧 다가올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유행하는 오미크론 변이의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낮아 관심에서 멀어진 것도 문제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코로나는 한 번 걸렸다고 끝나는 것이 아니다. 서너 번도 재감염된다. 20% 안팎의 확진자는 최소 2개월 다양한 후유증이 나타나는 ‘롱 코비드’를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아직 감염되면 격리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코로나가 유행하는 동안 지친 몸과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문화생활이 필요하다. 예술인들도 그동안 열지 못했던 다양한 문화예술 행사가 이어져서 수입을 얻고 좌절했던 희망도 되찾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남에게 보여주는 방역 수칙 준수가 아닌 자신을 지키는 위생 관리로 코로나로 멈췄던 일상으로 복귀를 서둘러야 한다.

전상헌 문화부 차장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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