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날 선물로 뭐가 좋을지 모르겠어요"
 스승의 날을 앞두고 만난 학부모들이 하나같이 "스승의 날 선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자녀 둘을 둔 주부 박모씨(38·남구 삼산동)는 "그냥 넘어가려니 예의가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손수건 한 장을 선물하려니 선생님 기분만 상할 것 같고, 5만~10만원권 상품권 정도는 해야 할 것 같은데 학원선생님까지 선생님이 한 둘이 아니라서 고민"이라고 말했다.
 아무리 학교 차원에서 "촌지 안 주고 안 받기 운동"을 펼친다 하더라도 스승의 날은 으레 선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날로 굳어진 만큼 학부모 입장에서는 찝찝하기만 하다.
 게다가 비슷비슷한 선물 가운데서 내 아이가 기억될 만큼 독특한 선물을 하고 싶은 경쟁심까지 가세한지 오래여서 웬만한 선물은 교사들의 눈에 차지도 않을 것같아 학부모의 근심은 더욱 크다.
 "남구 D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스승의 날 이후에 아이가 이사를 가자고 조를 정도였다. 올해 남구 S초등학교로 옮기고는 선물 준비가 훨씬 수월하다"는 한 학부모의 말은 지역별 선물수준차로 인한 학부모의 부담을 그대로 대변했다.
 최근 교직에서 물러나 노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만났다. 이들이 기억하는 선물은 값 비싼 지갑·벨트 세트나 옷, 상품권이 아니라 잘 익은 홍시나 단감, 밤, 찐쌀처럼 정성이 듬뿍 담긴 선물이었다.
 선물을 바라는 것으로 굳어져 버린 선생님 이미지가 안타깝고, 꼭 줘야 마음이 놓인다는 학부모들의 의식이 안타깝다. musou@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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