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중구 성안 경로식당 봉사단
끼니 해결 어려운 지역 노인위해 매일 식사 준비
지적장애 딸, 엄마와 함께 3년간 꾸준히 매일봉사
살만한 세상 몸소 만들어가며 뿌듯한 행복 체험

▲ 울산 중구 성안경로효식당에서 봉사단체인 공덕회 회원들이 식사준비를 하고 있다. 학누리 봉사단의 김정선씨와 딸인 지적장애 2급 권태현씨가 물컵을 정리하고 있다(오른쪽). 김경우기자 woo@ksilbo.co.kr
울산 중구 ‘성안 경로식당 봉사단’은 총 22개의 지역 봉사단체로 구성돼있으며 끼니를 해결하기 어려운 노인들이 편하게 찾아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게 경로식당에서 매일 따뜻한 식사를 준비하고 있다.

하루에 약 70명의 노인들이 방문하는 성안 경로식당은 학누리 봉사단, 배꽃적십자봉사회, 공덕회 등 지역 봉사단체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번갈아가며 밑반찬과 식사를 직접 준비한다.

여름철 더운 날에 앞치마와 모자를 쓰고 일하면 반찬 준비만 마쳐도 온 옷이 다 젖을 정도로 땀이 흐르고 몸도 고되지만, 이들 봉사단은 단 하루도 거르는 날 없이 웃으면서 노인들과 담소도 나누며 지역사회에 온기를 전하고 있다.

특히 학누리 봉사단의 김정선(50)씨는 딸인 지적장애 2급 권태현(27)씨와 함께 매일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권씨가 하루도 빠짐없이 어머니를 따라 경로식당 식사준비를 도운건 약 3년째다. 정규과정 졸업을 한 권씨는 처음엔 낯도 많이 가리고 사회성도 낮았지만 어머니를 따라 매일 경로식당에 나오다보니 어느새 식당 노인들에게도 인기스타다.

김씨는 “태현이가 처음엔 사람들을 기피했는데 이곳에서 매일 좋은 사람들과 만나다보니 이젠 사회성도 좋아지고 점점 좋은 일이 생기고 있다”며 “태현이는 매일 직접 간식을 나눠주고 물컵을 정리하고 테이블도 열심히 닦으면서 경로식당 일도 한 몫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성안 경로식당은 구청에서 보조금으로 운영되지만 물가가 너무 올라 식단을 구성하는게 봉사단의 현재 최대 고민거리다.

김씨는 “이곳에서 딸과 함께 매일 봉사하면서 세상은 아직 살 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때론 몸이 고되기도 하지만 (경로식당에)나오면 매일 뿌듯해지고 행복해져서 할 수 있는데까지 이곳 사람들과 늘 따뜻한 한끼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혜윤기자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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