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정혜 문화부 기자

올해는 울산이 특정공업지구로 지정된 지 60주년이 되는 해다. 울산박물관에서는 지난 6월27일까지 공업도시 지정 60주년 특별전 ‘울산 산업 60년, 대한민국을 이끌다’를 열었다.

또한 공업도시 울산, 포경도시 울산의 모습을 기억하기 위한 아카이빙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남구 장생포의 창작공간 고래로131에서는 오는 9월4일부터 23일까지 개발에 밀려 사라져가는 장생포 주민들의 터전을 기록하는 아카이빙 작업의 결과물을 전시한다. 또 지역 작가들이 주축이 돼 오는 10월에는 울산만의 고유한 문화인 사택문화를 기록하고 아카이빙하기 위한 테스트베드 형태의 작업과 전시가 열릴 예정이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의 제4차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된 울산은 올해 법정 문화도시 지정을 통한 문화도시로의 도약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5일에는 울산문화재단 주도의 문화도시 선정을 위한 포럼도 마련됐다. 올해 말 평가를 거쳐 법정 문화도시에 지정되면 5년간 최대 100억원의 국비 지원을 확보할 수 있다. 울산은 ‘꿈꾸는 문화공장, 문화도시 울산’을 기조로 구군별 특화사업을 통한 문화도시 만들기에 나서고 있다.

문화도시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앞서 문화도시로 지정된 인근 지자체인 부산 영도구와 경남 김해시, 강원 원주시 등의 사례만 보아도 그렇다. 특히 울산은 광역지자체로는 처음으로 예비문화도시에 선정돼 광역지자체만의 강점을 살린 울산만의 문화도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울산은 지난 1962년 공업도시로 지정된 이후 대한민국의 산업수도로서 역할과 소임을 다하며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문화도시는 다른 개념이다. 산업도시 울산으로서의 성장을 위한 정량적 접근 방식이 아니라, 울산을 만들고 지켜온, 그리고 앞으로의 울산을 이끌어 갈 울산의 색깔을 담은 방향성이 포함된 담론이 제시돼야 한다.

특히 최근 20~30년간 울산의 문화 저변은 앞선 도시들의 우수 사례를 따라하고 차용하는데 무게를 뒀다. 산업도시로 성장할 때의 외형적 성장만을 좇아가는 접근 방식으로는 문화도시 지정 평가를 할 전문가들의 눈높이를 충족하기 어렵다.

울산의 인구가 79개월째 유출되면서 도시의 경쟁력을 더 이상 담보할 수 없게 됐다. 울산이 ‘노잼도시’에서 벗어나 젊은 인구들이 유입되는 ‘꿀잼도시’로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차별화 된 계획을 통한 내실 있는 문화도시 울산 추진이 뒷받침 돼야 한다.

서정혜 문화부 sjh3783@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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