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혜윤 사회부

지난 7월12일 울산 중구 혁신도시에 장기 미착공 상태인 신세계 상업부지에 82층 규모의 복합쇼핑몰 건립 계획이 조감도와 함께 발표됐다. 울산시민들은 9년 동안 진척이 없던 사업이 일부 변경됐지만 어쨌든 궤도에 오르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고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17일 신세계측이 광주 복합쇼핑몰(스타필드 광주) 개발을 공식화하는 과정에서 울산 복합쇼핑몰 부지가 거론된 것으로 전해지면서 울산은 민심이 극도로 악화됐다. “신세계 측이 백화점 개발 재원이 부족하면 울산 부지라도 팔아서 돈을 대겠다”고 표현했다는 광주 한 지역언론의 보도가 공개된 것이다.

해당 내용은 하루도 되지 않아 삭제됐으나 지면으로, 인터넷으로 해당 기사를 접한 울산시민들은 분노했다.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결국 이럴 줄 알았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중구 민원 게시판에는 “신세계에서 울산부지를 매도해서라도 광주 입점의지를 불태우고 있는 현실을 아십니까?”라며 “중구에는 돈되는 오피스텔을 늘려 개발하겠다고 하는 신세계가 이젠 아예 부지매도까지 계획한다는데, 건설의지가 없는 신세계를 규탄해주십시오”라는 민원이 게시됐다.

신세계측이 “해당 발언은 전혀 사실이 아니며 기사도 정정된 것으로 안다”고 곧바로 해명했지만 시민들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겠느냐’며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당초 신세계는 지난 2013년 중구에 백화점 설립 방침을 밝혔지만 지역의 악화된 여론 탓인지 8년 뒤인 지난해 오피스텔이 포함된 복합상업시설 건립안으로 변경했다. 이마저도 협의 없이 진행돼 반발을 샀지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래도 약 9년간 방치되던 부지에 드디어 사업이 시작되고, 신세계가 사업 착수를 위한 주민설명회를 8월께 진행하겠다니 시민들은 일단 지켜보자는 반응이 다수였다.

그러나 8월 예정됐던 주민설명회도 지구단위계획변경 인허가 사전 협의 진행에 따라 연기됐고, 그 과정에서 공개된 울산부지 매각설은 시민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했다.

광주 스타필드 개발 계획 발표 과정에서 불거진 울산부지 매각을 통한 재원 조달 발언은 기사가 정정되며 현재로서는 진위여부는 따지기 어려워졌다.

사실여부를 떠나 신세계측은 울산의 민심이 왜 이렇게 이반됐는지를 우선 살펴야 한다. 신세계뿐만 아니라 롯데 등 대형 유통업체들의 울산 홀대와 거짓말 행진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당분간 울산에서는 장삿속에 급급한 유통공룡 신세계라는 비판을 면키는 어려워 보인다. 신세계는 지난 9년간의 무성의와 소극적 행보를 곱씹어보아야 한다. 다음달로 계획된 울산 복합쇼핑몰의 인허가 절차 등이 제대로 진행될지 여부를 시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시민들은 믿음도 약했지만 또다시 발등에 도끼를 찍히는 일은 제발 그만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혜윤 사회부 hy040430@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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