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83.3
6주 연속 하락세…2년만에 최저
전월세 물건 1년새 두배로 증가
금리 추가인상 속 7% 돌파 코앞
거래절벽·집값 하락세 지속될듯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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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금리 인상 예고와 집값 하락세로 주택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도 우위 상황이 45주 연속 지속되고 있다. 최악의 주택 거래 절벽 현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집 살 사람은 자취를 감추고, 팔 사람만 많은 상황이 더욱 심화된 것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주 울산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주(84.0)보다 낮은 83.3을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가 기준선인 ‘100’보다 낮을수록 시장에 집을 팔려는 사람이 사려는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매수급지수는 조사 시점에서의 상대 비교이지만, 단순 수치로만 볼 때 이번주 지수는 2020년 9월 둘째주(82.9) 이후 2년 만에 가장 낮은 것이다.

특히 지난해 11월15일 조사에서 98.9을 기록하며 기준선인 100이 무너진 이후로는 45주 연속해서 매수자보다 매도자가 많은 ‘매도 우위’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여기에다 울산 아파트 전세수급지수 역시 93.8에서 93.2로 떨어지며 6주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을 받아 보증금 인상분을 올려주기 어렵게 된 세입자들이 재계약으로 눌러앉고 이사를 포기하면서 신규 전세물건이 쌓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다 다주택자들이 집이 팔리지 않자 일부 매물을 임대로 돌리면서 전월세 물건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아실에 따르면 울산 아파트 전월세 물건은 현재 3955건으로 1년 전(1892건)에 비해 두 배 넘게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지방 규제지역 해제 등으로 일부 거래에 숨통이 트일 수 있지만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당분간 거래 절벽과 집값 하락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23일 기준 4.38~6.829%까지 올랐다. 주담대 금리 상단은 전날 6.6%대였으나 하루 만에 0.2%p 뛰면서 7% 돌파를 목전에 뒀다.

주담대 금리가 크게 오른 것은 준거금리인 금융채(무보증·AAA)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금융채 5년물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4.679%까지 올라 11년6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역시 4.2~6.608%로 상단이 7%를 향해 가고 있다.

금융권에선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금리가 조만간 7%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으로 빅스텝 등 기준금리 추가 인상분이 고스란히 반영될 경우 주담대 최고금리는 연 8% 선까지 근접할 가능성도 있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차주들의 빚 부담은 더욱 커지게 됐다.

지난해 금리가 본격적으로 오르기 전에 4억원을 연 4% 금리(30년 만기, 원리금균등 조건)로 빌린 경우 대출 초기 월이자 부담은 130만원(연간 약 1560만원)이었다. 원금을 합친 원리금은 190만원 정도였다.

그러나 대출금리가 연 7%로 오르면 월이자는 230만원(연간 약 2760만원)으로 늘어난다. 원리금까지 더하면 은행에 매월 270만원 가량을 갚아야 한다.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3240만원으로, 직장인 연봉 수준에 육박한다.

울산지역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요즘은 급매도 쉽게 팔리지 않는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되면서 대부분의 매수자들이 매수를 문의하기 보다는 관망하는 상황”이라면서 “주택시장이 금리 쇼크로 빠르게 냉각되고 있어 거래 정상화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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