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기헌 울산 남구 청년정책협의체 부위원장

‘울산 남구의 청년정책은 청년들이 직접 만들자!’라는 한마음으로 모인 울산 남구 청년정책협의체는 지난 7월 일자리, 복지·문화, 창업 3개 팀 28명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내딛으면서 마주한 청년문제를 지혜롭게 해결하기 위해 청년이 체감할 수 있는 청년정책 개발을 위한 벤치마킹을 진행하게 됐다.

여러 목적지를 놓고 고심하다가 울산과 비슷한 청년 문제를 겪고 있는 제주도로 결정했다.

울산이 대기업, 제조업 중심이라면 제주도는 관광업, 농업 중심의 산업으로 청년 일자리가 부족하고 인구감소와 탈청년이 문제가 되고 있는데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청년정책과 지원을 하는 것을 보고 제주도로 향했다.

제주도는 청년들을 위하여 곳곳에 청년 거점 공간과 창업, 일자리 지원을 위한 지원기관이 있었다. 그 중 대표적인 곳으로 ‘제주청년센터’는 제주청년을 위한 온오프 허브공간이다. 청년들의 소통과 능력개발, 협업 활동을 위해 필요한 공간과 취업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었다.

우리 남구에도 유사한 공간으로 무거동에 위치한 ‘울산 남구 청년일자리카페’가 있다. 비록 제주청년센터에 비하여 그 규모가 작지만 대학가 주변이라 취업준비를 하는 1500여명의 청년들이 등록하여 원하는 알짜 취업정보와 교육을 받고 있는 등 활발히 운영되고 있다. 앞으로 그 규모도 넉넉히 확대되어 명실상부한 남구 청년들의 아지트가 되었으면 한다.

제주도에서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사업은 제주더큰내일센터의 청년창업, 일자리 지원을 하는 ‘탐나는 인재사업’이었다. 대부분의 창업지원정책들이 직원 인건비 지원은 많지만 창업 대표자 인건비지원은 잘 없다. 그러나 제주도는 청년들이 생계를 유지하면서 창업에 도전할 수 있게 과감히 대표자 인건비까지 지원하고 있었다.

이런 정책을 진행한다면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청년들을 위한 지원을 할 때 성과나 형식보다 진정 청년에게 필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 커다란 감동으로 다가왔다.

디지털 혁신과 수평적이고 자기주도적인 기업문화, 최근 비즈니스 트렌드 전반에 대한 카카오 제주 본사 이재승 이사의 강연을 들은 것 또한 소중한 경험이었다.

지난 2014년 카카오는 본사를 제주로 이동하는 혁신을 단행했다. 출퇴근길 앞차를 보며 서울과 경기를 하루 왕복 4시간씩 오가는 대신 일하는 공간에 대한 자율성을 강화하는 방식을 택했다.

우리는 ‘잘나가는 기업이 울산으로 본사를 이전할 수는 없을까’ 하는 생각에 ‘지역상생형 기업 생태계 조성’에 대해 이사님과 열띤 토론을 벌리다 약속된 강연시간을 훌쩍 넘겨버리기도 했다.

덕분에 청년들의 취업시장에서 핫한 기업으로 손꼽히는 카카오의 기업문화를 생생히 엿볼 수 있었다. 카카오는 조직의 상위 계급자가 정보를 독점하는 것을 가장 경계한다고 했다. 모든 정보는 수평적으로 공유하고 ‘누구든’ 업무 추진을 위한 조언을 댓글로 남길 수 있다.

카카오 직원들은 서로 영어 닉네임을 부르며 언제든 다양한 프로젝트에서 개인의 강점을 발휘한다. 새로운 혁신 서비스가 빠르게 현실화되어야만 급변하는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제주도 청년정책 벤치마킹은 새로운 울산 남구 청년정책 제안을 위한 양질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울산 남구 청년정책협의체는 2023년까지 팀별로 새로운 청년정책을 제안할 것을 목표로 한다. 어쩌면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었던 청년정책을 제안할 수도 있다. 울산 남구에서 이런 정책을 제안 받았을 때 흔쾌히 우리 청년들을 위하여 긍정적으로 검토해 주길 바란다. 전국 최초로 시행되는 정책일지라도 우리 청년들에게 필요하다면 과감히 도전해주리라 생각한다. 물론 남구 청년정책협의체 또한 지역의 청년들에게 정말 필요한 정책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해서 좋은 정책 제안으로 먼저 보여줄 것이다.

윤기헌 울산 남구 청년정책협의체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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