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양극화 심화되는 울산 직업계고 취업률

해외현장실습 3년만에 재개
현지 취업 이어질지 미지수

마이스터고 취업률 90.4%
특성화고 21%로 ‘극과 극’

대기업 선호 현상 등으로
3명중 1명꼴 취업·진학 포기

▲ 울산지역 직업계고등학교의 취업률이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울산마이스터고등학교 학생들의 실습 장면.

울산지역 직업계고등학교가 변화의 기로에 섰다. 직업계고등학교 중에서도 산업계 수요에 맞춰 기능인을 양성하는 마이스터고의 경우 취업률이 90%를 상회하며 학생 수급 등에서 안정적 학사운영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특성화고는 취업률이 갈수록 하락하며 신입생 충원에 어려움을 겪는 등 양극화 현상이 고착화 되고 있다. 울산지역 직업계고의 취업률 현황 등 현 상황과 바람직한 개선 방향을 두 차례에 걸쳐 짚어본다.

◇특성화고 취업률 갈수록 하락…20%대 그쳐

지난 21일 울산시교육청 집현실에서는 ‘2022년 직업계고 호주 글로벌 현장학습 발대식’이 3년만에 다시 열려 관심을 모았다.

이 프로그램은 직업계고 중 특성화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해외 현장학습을 통한 취업기회 부여와 글로벌 기술인재 양성을 목적으로 2012년부터 실시돼 올해로 만 10년째다. 2020년과 지난해는 코로나 상황으로 국내 영어 심화교육으로 전환해 운영됐으며, 올해 3년만에 재개된 것이다.

참여학교는 울산공고 4명, 울산여상 4명, 울산생활과학고 2명, 울산미용예술고 2명, 울산상고 1명, 울산산업고 1명, 울산기술공고 1명 등 15명이며, 직무는 전공과 연계해 미용 2명, 조리 3명, 식음료서비스 5명, 공업 5명 등 4개 분야다.

선발된 학생들은 호주 시드니 TAFE NSW(국립기술대학교)에서 영어교육(6주)과 직무분야 기술교육(2주)을 받고 직무 관련 기업에서 현장실습(4주) 등 3개월 동안 교육과 실습을 거친 뒤 워킹홀리데이비자를 발급받아 현지 기업에 취업하게 된다.

시교육청은 참가 학생들의 호주 현지 적응과 프로그램 참여를 돕기 위해 교사 2명도 함께 파견할 만큼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이들 15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을 통해 실질적인 현지 취업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코로나 사태 등을 제외한 6년간 70여명의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했고, 해마다 4~10명씩 취업에는 성공했으나 지금까지 현지에서 취업을 이어가고 있는 학생은 7명뿐인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 직업계고 5년간 취업률 추이 ※하이파이브 올해 2월1일 기준
구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1년
마이스터고 89% 85.9% 90.0% 87.2% 90.4%
특성화고 31.3% 17.2% 18.1% 16.2% 21.0%

◇마이스터고는 취업률 90%대…양극화 심화

과거 실업계고로 불리었던 울산지역 특성화고는 10년전만 하더라도 일부 학교는 취업률이 50~60%대를 상회했으나 해마다 감소하며 최근 몇 년 새 10~20%대로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올해 4월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1년 전국 직업계고 졸업자 취업률(4월1일 기준)’에서 울산은 진학자·입대자·제외인정자 등 1102명을 제외한 취업희망자 974명 중 518명이 취업해 53.2%의 취업률을 기록했다. 이는 2020년 45.8%보다 7.5%p 증가한 수치이나, 2018년 69.3%, 2019년 69.4%와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또 전국 평균(55.4%)보다도 낮고, 8대 특·광역시 중에서는 6번째로 낮다.

특히 직업계고 유형별 취업률은 마이스터고가 90.4%, 특성화고 21.0%로 나타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2017년 31.3%였던 울산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은 2020년 16.2%까지 하락한 뒤 지난해(21.0%) 소폭 상승했으나 마이스터고와는 여전히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학진학자 713명(48.1%)을 제외한 나머지 433명(29.84%)은 진로 미결정자로 졸업생 3명 중 1명은 취업과 대학진학 둘 다 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이에 상당수 특성화고는 해마다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마이스터고는 입학때부터 취업을 목적으로 들어오는 반면 특성화고는 취업과 대학 진학이라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어 취업률에서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또 일자리가 있더라도 대기업 등을 선호하면서 취업을 포기하거나 하지 않는 경향이 심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차형석기자 stevecha@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