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린터 이민정(31·시흥시청)의 전성기는 20대 후반부터 시작됐다. 

30대에 들어서도 이민정은 한국 육상 여자 200m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트랙에 설 수 있는 시간이 점점 짧아지니까, 더 절실해진다”는 이민정은 올해 출전한 8번의 200m 경기에서 모두 우승했다. 

이민정은 10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여자 일반부 200m 결선에서 24초15로, 24초22의 서지현(28·진천군청)을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같은 장면은 2022년에 총 8번 나왔다. 

4월 21일 전국종별선수권(24초81), 5월 5일 전국실업대회(24초37), 5월 25일 익산 실업시리즈(24초21), 6월 5일 KBS배(24초37), 6월 24일 전국선수권(24초70), 7월 7일 고성통일실업대회(24초11), 9월 7일 실업단대항(24초30)에서 우승한 이민정은 올해 마지막 대회인 전국체전에서도 정상을 지켰다. 

이민정은 2019년부터 4년 연속 한국 여자 200m 연도별 1위 기록을 작성하기도 했다. 

좀처럼 인연이 닿지 않았던 전국체전에서도 마침내 개인 종목 우승을 차지했다. 이민정은 2019년 전국체전 200m에서 2위를 했다. 

2020년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전국체전이 열리지 않았고, 지난해에는 고등부 경기만 개최했다. 

이민정은 “육상 선수로 내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하니 훈련할 때도, 경기에 나설 때도 집중력이 더 커졌다”고 ‘연승의 이유’를 설명했다. 

‘물리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도 곁에 있다. 

이민정은 교통사고로 부상을 당했던 2015년 물리치료사 하민우 씨를 만났다. 이민정은 자신의 재활치료를 담당하던 하민우 씨와 곧 연인이 됐고, 2019년 결혼식을 올렸다. 

이민정은 “신랑이 옆에서 몸 관리를 해주면서 실력이 향상했다. 정말 고마운 인연”이라고 말했다. 

24초대 기록으로도 1위를 질주하고 있지만, 이민정은 남은 선수 생활 기간 더 뛰어난 스프린터가 되고자 애쓰고 있다.

이민정의 200m 개인 최고 기록은 23초99다. 

이민정은 “몸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서 23초대를 꾸준하게 뛰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은퇴할 때까지 목표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30대에 더 뛰어난 기량을 뽐내는 이민정을 보며 후배들도 힘을 얻는다. 

이민정은 “다른 육상 종목에도 좋은 성적을 내는 30대 선수들이 있다. 훈련 등 여러 방법으로 신체 능력을 유지하면서 경험까지 쌓이면 30대에 전성기를 맞이할 수 있다”며 “슬럼프를 겪거나, 기록이 정체된 20대 선수들이 언니들을 보면서 힘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따듯한 조언을 건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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