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대동 전 국회의원

민선 8기 100일을 맞아 김두겸 울산시장을 비롯한 5개 구청장·군수들이 시민과의 대화에 나섰다. 취임 후 성과와 앞으로의 구상을 제시하는 자리였다. 각 단체장들은 오랜 기간 미해결이었던 지역의 숙원사업을 풀어갈 단초를 찾기도 했고 공약을 새로 다듬고 미래비전을 펼치기도 했다.

특히 김 시장은 지난 100일의 시간에 대해 “울산 도약의 계기가 된 특정공업지구 지정 60주년을 맞아 향후 60년을 위한 씨앗을 뿌린 변화의 시작이었다”고 자평했다.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한 시정으로 꼽고 있는 측면에서 보면 김 시장의 100일은 성공적이라 평가한다. 현대자동차 전기차 울산공장 유치는 모두를 놀라게 한 성과였고 김 시장의 특유의 추진력과 친화력으로 획득한 선물이라고 분석하는 사람도 많다. 거기에 5개 기업을 유치해 2조5452억원의 투자를 확보한 것도 지난 시장과 확연히 대비되는 실적이다. 개발제한구역(GB) 해제에 대한 시민 공감대를 형성한 것이나 정부측의 긍정적 검토를 이끌어낸 것도 100일만에 이뤄낸 성과치고는 커 보인다.

성공적인 전국체전을 마무리하면 김 시장은 자연스럽게 전국에 알려지는 효과를 얻을 것이고 국정감사에서 실력을 발휘한다면 전국적인 인지도는 물론 정치적 위상이 달라지는 과실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100일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도 우호적으로 느껴졌다. 이미 몇 번의 직무수행 평가 여론조사에서 민선 7기와는 대조적인 최상위 평가를 얻었고 선거 때의 득표를 까먹지 않았다. 출발이 좋으니 과정도 결말도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

‘노잼도시’를 ‘꿀잼도시’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환영받을 제안이다. 태화강 위 세계적 공연장 건립과 K팝 사관학교 조성 등 문화 인프라 확충과 영남알프스 산악관광특구 및 일산해수욕장 일원 해양관광특구 조성 등의 공약은 울산을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할 것으로 예상한다.

취임 후 첫 100일 동안 시정의 큰 방향을 잡고 1년 정도의 기간에 핵심 공약이 본격 추진되어야 한다. 그 만큼 임기 초가 중요한데 성과를 내기 위해 정책 추진에 동력을 집중해야 만 한다. 출발이 좋지 않고 첫 시동을 잘못 걸면 남은 임기 내내 고전을 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 출항했음을 감안하면 김 시장의 출발은 만족할만하다. 특히, 얼마 전 시청에서 ‘22년도 울산시당과 울산광역시 간 당정협의회를 가지고 내년도 주요정책 설명회와 관련 예산 협조사항을 논의한 일은 동석했던 참석자의 입장에서 매우 시의적절한 선택이었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시민의 입장에서 한마디 더 거든다면 ‘이번에는 정말 잘 뽑았다’는 시민들의 평가가 나올 수 있도록 울산의 단체장들은 100일을 기점으로 다시 한 번 현안을 챙기고 주민들이 의견을 경청할 것을 주문한다. 다시 구두끈을 졸라매야 하고 선거 당시의 초심을 4년 내내 잃지 말기를 당부하고 싶다. 우리나라 단체장은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묵묵히 전진해 가야 하는 사람이다. 주민들은 24시간 두 눈 부릅뜨고 단체장을 지켜본다. 백일이 된 아기가 무사히 자란 것을 축하하며 잔치를 베풀어 주듯이 취임 100일을 맞아 모두가 덕담을 건네고 박수를 보냈지만 이날을 전후로 언론도 주민도 서서히 변해간다. 허니문 기간이 끝났다. 긍정적인 시선보다 냉정한 눈이 더 많아질 수도 있다.

무항산 무항심! 생활이 안정되지 않으면, 마음을 다스리기 힘들다는 뜻이다. 김두겸 시장이 친기업을 표방하고 일자리 시장을 자임하면서 내세운 신조이다. 기업유치에도 적극적이어서 기업인들도 변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한다. ‘쌀독에서 인심난다’거나 ‘사흘 굶어서 남의 담 안 넘는 자 없다’는 말처럼 시정을 펼치는데 첫 번째 일이 민생이다. 그게 시장의 책무다. 민생이 곧 시정이고 시정의 모든 방향을 민생 기 살리기에 걸어야 한다. 무항산 무항심의 뜻을 새기며 ‘민심이 바로 천심‘이고, 민생은 곧 천명’이라는 철학을 실천하는 시장이길 바란다. 초심을 잃지 않고 초심이 변하지 않으면서….

박대동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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