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

지난 2주간 울산문화예술회관 제 3전시장에서 두 번의 사진 전시회를 치렀다. 울산젊은사진가협회와 울산여성사진가회의 전시에 기획, 작가, 운영 등의 역할로 참여했다. 두 단체 모두 수년간 내가 깊이 관여하는 단체로 매년 꾸준히 정기전을 개최하는 사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시회는 주로 울산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이루어진다. 20년 남짓한 시간동안 예술 분야에서 활동하다 보니 울산의 문화예술 환경이 많이 달라지고 있음을 몸소 느끼고 있다. 참여 예술인들의 성장은 물론이고 관객들이 예술을 즐기는 자세 또한 좋은 의미로 많이 달라진 듯하다.

지금은 울산에는 시립미술관이 들어섰고 대관이 가능한 울주문화예술회관, 중구 문화의 전당, 장생포나 성남동 일대 등 다양한 문화 공간들이 많이 생겼다. 그러나 불과 10여년 전만해도 울산문화예술회관, 남구문화원, 북구문화예술회관 정도가 전시회 개최를 위한 규모와 인프라가 구축된 공간이었다. 그 당시에도 시각예술인들은 전시 공간 부족을 토로했지만 실제로 관계자나 지인들을 초대한 오프닝을 제외하면 많은 수의 일반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전시를 관람하는 모습은 그리 일상적이지 않았다. 하루 종일 전시장에 상주하는 동안 10명 이하의 관객만을 맞는 날도 허다했다. 문화도시를 표방했지만 공업 도시, 노동의 도시였던 울산에서 문화예술인으로 살아남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일반 시민들 역시 전시회 등을 관람하는 것은 대중적인 것이 아닌, 특정 집단의 문화라고만 여기는 듯 했다.

그랬던 울산이 몇 년 전부터 달라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예술 집단들은 끊임없이 지역 주민과 함께 향유할 수 있는 활동을 벌이며 그들의 삶 속에 예술이 스며들게끔 했다. 지자체 역시 비용·공간·기회의 제공으로 예술 활동을 지속적으로 지원했다. 또한 울산시립미술관의 건립이 시각예술을 향한 일반 시민들의 관심을 촉발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주었다. 좋은 전시의 기획으로 현대미술을 소개하고 지역 예술가의 역량을 키우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그 사이 SNS의 활용이 급속도로 확대되었고, 이것은 다양하고 직접적으로 예술 행사를 홍보할 수 있는 수단이 되었다.

지난 2주간 개최된 전시에 많은 분들이 다녀갔다. 오랜 시간을 들여 작품을 음미하고 작품에 대해 질문하는 관객들이 많아졌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하거나 감상평을 스스럼없이 밝히는 관객들 역시 늘었다. 여전히 예술이라는 것이 나와는 상관없는, 조금은 부담스러운 분야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이제는 울산도 문화예술을 즐기기에 제법 괜찮은 도시로 성장하고 있다. 올해 우리의 전시회는 끝났지만 다양한 공간에서 많은 전시와 공연이 계속될 것이다. 관객들이 요구하는 만큼 예술은 성장하고 그 저변이 확대되는 만큼 올 가을에는 근처의 예술 공간으로 찾아가 보시기를 추천한다. 작품에 대한 모든 반응과 이야기들은 오롯이 작가의 다음 작품을 위한 자양분이 된다. 그 어떤 질문이나 감상평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 예술인들이 반갑게 맞이할 것이다.

김지영 울산젊은사진가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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