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들 경기력위해 함께 비지땀
경찰, 경기후 쓰러진 선수 구조
사제간 똑같은 기록…동메달
시상 후 퇴장선수에 박수세례
봉사자 과잉투입…무력감 호소

▲ 23일 울산문수수영장에서 열린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수영에 출전한 선수들이 출발선에서 대기하고 있다. 김동수기자 dskim@ksilbo.co.kr

○…수영 경기가 펼쳐지는 문수실내수영장은 높은 습도와 기온에도 선수들의 경기력을 위해 환기를 하지 못해 심판진뿐만 아니라 경기 운영 요원, 운영진 모두가 비지땀을 흘렸다.

심판 A씨는 “선수들의 경기력을 위해선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기장 환기를 대대적으로 하지 못해 불쾌지수가 높다. 특히 습도가 높은 날은 더 그렇다”며 “선수들을 위해선 참을 수밖에 없고, 경기 중간중간 쉬는 시간마다 경기장 밖에서 땀을 식히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장애인수영연맹은 지난 22일부터 임시방편으로나마 경기장 곳곳에 선풍기를 설치해 운영 중이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를 위해 경기장 곳곳에 자원봉사자들이 다수 배치됐지만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마땅히 할 일이 없어 무료해 하는 모습이다.

일부 자원봉사자들은 하루 종일 대기 상태에 있다 보면 무력감까지 느낀다고 호소하고 있다.

자원봉사자 최모(21·남구)씨는 “생각했던 자원봉사가 아니다. 경기장마다 자원봉사자들이 과잉 투입돼 하루 종일 별로 할 일 없이 보내는 경우가 많다”며 “차라리 모집인원을 줄였거나 인원 배분을 효율적으로 했어야 한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문수실내수영장에서는 시상식 이후 퇴장하는 선수들을 위해 통로에서 박수 및 칭찬 세례가 벌어진다.

심판 B씨는 “누가 먼저 하자고 계획한 것은 아니고 어느 순간 다들 고생한 선수들을 위해 환호와 박수를 쳤다”며 “선수들이 체전에서 짧게나마 좋은 추억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 21일에는 문수실내수영장 샤워실에 주인 잃은 은메달이 덩그러니 놓여 있어 협회 측이 수소문 끝에 다음날 주인에게 돌려주기도 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경기 후 도로에서 쓰러진 선수가 순찰 중이던 경찰에 의해 구조되기도 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20일 오후 5시께 울주군 삼남읍 삼성SDI 레포츠센터 인근 도로에서 충북선수단 소속 50대 펜싱 선수 A씨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경기를 마친 후 홀로 목발을 짚고 이동하던 중이였고, 갑작스레 뒤로 쓰러져 바닥에 머리가 부딪쳤다.

당시 전국 장애인체육대회 배치 근무로 경기장 주변을 순찰 중이던 삼남파출소 박성수 순경은 걸음이 불편하고 안색이 좋지 않은 A씨를 유심히 지켜보던 중 넘어지는 장면을 보고 즉시 달려가 지혈 조치했다.

이후 안전한 곳으로 이동한 뒤 응급구조단을 불러 치료 및 체전 대외운영본부에 알려 안전하게 인계했다.

A씨는 충격으로 머리에 피를 흘렸으나 약 30분 후 안정을 되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에서 열리고 있는 제4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육상 종목에서 23일 선수로 출전한 스승과 제자가 똑같은 기록을 세워 공동 메달을 획득하는 보기 힘든 장면이 연출됐다.

서울시 장애인육상팀 이윤오(42) 감독과 제자인 관악고 2학년 김도윤(17·서울)이 주인공들로 이들은 이날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남자 육상트랙 200m T53에서 나란히 서울 대표 선수로 뛰어 31초428의 같은 기록으로 결승선을 끊었다.

5명의 출전 선수 중 공동 3위의 기록을 세운 두 선수는 주최 측의 비디오 판독에 따라 희비가 갈릴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주최 측은 다음 경기가 열릴 때까지 정확한 판독 결과를 내지 못했고, 두 선수는 규정에 따라 나란히 동메달을 함께 목에 걸었다.

전국장애인체육대회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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