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극적 음식·흡연·스트레스 등
위장점막 손상·불균형 일어나
상처에 헬리코박터균 감염 증상
소화불량·복통 등 증상 흔해
방치땐 ‘위암’ 진행 가능성
흡연자는 천공 등 합병증 주의
금연·규칙적인 식습관 필수적
불규칙한 생활 습관과 자극적인 음식은 사람의 위장에 병을 만든다. 평소 ‘속이 더부룩하고 불편하다’ ‘속이 쓰리다’고 호소하는 사람을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소화불량이나 속 쓰림은 일상생활에서 쉽게 발생하고 휴식을 통해 쉽게 회복이 되기 때문에 이 증상들을 간과하고 치료를 적극적으로 받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렇게 가볍게 생각하고 넘긴 속 쓰림은 위궤양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이 조심해야 할 위궤양(속쓰림)에 대해 배상문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통증 완화 위해 우유 복용 금물
위궤양은 위장 점막이 자극적인 음식, 흡연, 스트레스, 약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악성종양 등에 의해 손상돼 가장 표면에 있는 점막층보다 깊이 파이면서 점막근층 이상으로 손상이 진행된 궤양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소화 장애, 구토, 복통 등을 일으킨다. 건강할 때는 위에서 위산과 펩신을 통해 음식 소화를 돕고, 위벽을 상하게 하진 않지만, 균형이 깨지면 위벽에 상처가 나고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가장 쉽게 발생하는 증상은 복통이다. 특히 공복시 명치 밑이나 배꼽 주위를 중심으로 쓰리고 아픈 증세가 나타난다. 때로는 밤에 심한 통증으로 잠을 깨기도 한다. 이런 통증은 음식물을 먹거나 제산제를 복용하면 수분 내에 가라앉는다. 통증을 줄이기 위해 우유를 마시는 것은 금물이다. 우유의 칼슘 성분이 위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이다.
배상문 울산제일병원 내과 전문의는 “단순히 복통만으로 궤양 여부를 판단할 수는 없다. 커다란 궤양이 있어도 통증을 못 느낄 수 있고 궤양이 완치된 후라도 통증을 느끼는 수가 있어 증상만으로 궤양 여부를 판단하기는 곤란하다”며 “복통이나 속쓰림을 없앤다고 약만 복용하다가 위암의 조기 발견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피를 토하거나 대변이 검은색으로 변하고 피가 나오는 것은 궤양이 심해져 혈관을 침범해 출혈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스·흡연 등이 원인
위궤양의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의 감염, 진통제 복용, 흡연, 스트레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생활 속에서 스트레스가 지속돼 위 점막의 방어 체계가 약화됐거나 과다한 위산 분비로도 위궤양이 발생한다.
하지만 위산 분비가 증가하지 않아도 궤양이 발생한다. 따라서 위산 분비가 증가하는 것보다 위장 점막의 병적인 변화로 위궤양이 생기기도 한다. 흡연자에게서는 위궤양에 의한 천공, 출혈 등의 합병증 발생률이 더욱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공격요인에 대해 생체 내에서 여러 단계의 방어요인이 갖춰져 있다. 다만 공격과 방어의 균형이 깨질 때 위장의 점막이 손상되고 궤양을 일으키게 된다.
위궤양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는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위궤양을 진단하게 된다. 내시경상에서는 지름이 5㎜이상 점막과 점막하조직이 결손될 때 궤양으로 진단한다.
배 전문의는 “궤양의 분류는 활동기, 치유기, 반흔기로 구분해 진단한다”며 “활동기는 궤양이 깊고 궤양 아래쪽에 백태가 있으며 궤양변연에 부종이 있는 시기다. 치유기에는 궤양이 축소되면서 재생 상피가 형성되며, 반흔기는 백태가 완전히 소실돼 적색 반흔 또는 백색 반흔으로 궤양이 관찰된다”고 설명했다.
◇위궤양 치료에 양배추 도움
위궤양으로 밝혀질 때 위산의 활동을 약화하는 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진행한다. 위산분비 억제제, 궤양의 치유를 돕는 점막 보호인자, 제산제 등의 약물을 4~8주 동안 먹으면 치유된다.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경우에는 제균 치료를 하지 않으면 50~60%에서 재발한다. 재발을 막기 위해 두 가지 이상의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를 1~2주 동안 복용해야 한다. 또 8주가 지나 검사 후 균이 제거됐는지 확인할 필요도 있다.
약물적 치료로 호전이 안 된다면 수술 요법으로 치료를 할 수 있다. 만약 방치할 때 위 천공으로 생명을 위협하거나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의한 궤양이 심해져 위암으로 진행이 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적절한 치료에도 위궤양 증상이 이어지면 악성종양을 의심해 내시경검사와 조직검사를 반복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다.
위궤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위 점막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기에 평소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식습관, 스트레스 해소를 적절하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관절염이나 만성 통증으로 진통제를 먹어야 할 때 반드시 점막 보호제를 함께 복용해야 한다.
배 전문의는 “출혈 합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항혈전제, 혈전용해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출혈이 악화될 수 있기에 약물 복용 전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며 “양배추를 갈아 먹으면 효과가 좋지만, 위가 약한 사람에게는 양배추의 식이섬유가 오히려 부담을 줄 수 있어 즙을 내거나 끓여 먹는 편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