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내일밤 H조 1차전
1차전 승리땐 16강 기대해볼만
안와골절상 ‘빠른 회복’ 손흥민
훈련중 가벼운 헤딩 시도도

▲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 손흥민이 21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실시된 훈련에서 머리로 공을 받아내고 있다. 연합뉴스

벤투호가 우루과이전을 시작으로 사상 두 번째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향한 대담한 도전에 나선다. ‘안면 부상’에서 회복 중인 손흥민(30·토트넘)이 우루과이와 결전을 사흘 앞두고 드디어 머리를 써 기대감을 높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24일(한국시간) 오후 10시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우루과이와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1차전을 치른다.

한국 대표팀이 16강에 오르기 위해 반드시 1차전에서 이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의 월드컵 도전사를 훑어보면 1차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한국이 조별리그 1차전에서 비기거나 지고서 16강에 오른 적은 한 번도 없다. 조별리그를 통과한 2차례 대회 모두에서 한국은 1차전 승리를 거뒀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첫 장은 2대0 완승을 거둔 폴란드와 1차전이었다.

사상 첫 원정 16강의 대업을 이룬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는 그리스와 1차전에서 2대0으로 이겼다.

다만, 우루과이는 벤투호에 절대 만만치 않은 상대다.

역대 전적에서 한국은 우루과이에 1승 1무 6패로 열세에 놓여 있다.

월드컵에서는 두 차례 만났는데 한국이 전패했다.

1990년 이탈리아 대회 조별리그에서 0대1로 졌고, 2010년 남아공 대회에서는 16강에서 격돌해 1대2로 무릎 꿇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한국이 28위, 우루과이 14위다.

양 팀 최종명단에 오른 선수 면면을 놓고 보면 전력 차는 순위 격차보다 커 보인다.

우루과이에는 유럽 빅리그를 누볐거나 현재 누비고 있는 특급 공격수가 즐비하다.

2010년 남아공 대회때 한국과 맞대결에서 멀티골을 폭발한 루이스 수아레스(나시오날)가 아직 건재하다.

수아레스는 리버풀(잉글랜드), FC바르셀로나(스페인) 등 빅클럽에서 뛰며 프로 통산 746경기에 출전해 무려 460골을 양산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수아레스는 A매치에 134경기에서 68골이나 넣었다. 월드컵에는 3차례 출전해 총 7골을 기록 중이다.

수아레스와 1987년생 동갑에 같은 살토 출신으로 그의 ‘영혼의 콤비’로 불리며, A매치 133경기 58골을 기록 중인 에딘손 카바니(발렌시아)도 무서운 골잡이다.

이들이 어느덧 35세나 돼 우루과이 공격진이 노쇠했다는 우려는 다르윈 누녜스(리버풀)가 불식한다.

지난 시즌 벤피카에서 공식전 34골을 퍼부어 차세대 특급 골잡이로 떠오른 누녜스는 올 시즌 리버풀에서 좌충우돌 적응하며 5골을 기록했다. 다만 누녜스는 카타르에서 진행한 전지 훈련 도중 발목에 통증을 느껴 1차전 출전 전망이 불투명하다.

벤투호가 경계해야 할 선수가 공격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20대 초반에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주전을 꿰찬 천재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 베테랑 센터백 디에고 고딘(벨레스 사르스필드)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에 우루과이는 사실상의 ‘4강 후보’로 꼽힌다. 한국으로서는 절대 쉽지 않은 도전이 예상되지만, 희망을 품게 만드는 요소는 적지 않다.

벤투호는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공동 득점왕 손흥민(토트넘)을 보유하고 있다.

손흥민은 이달 초 입은 불의의 안와 골절상으로 몸 상태가 완벽하지 않지만, 대표팀 코치진과 의무팀의 도움을 받으며 빠른 속도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21일 1차전에 대비한 대표팀 훈련에서 손흥민은 스스로 헤더를 시도해 팬들의 기대감을 부풀렸다. 선수들은 3그룹으로 나뉘어 코어 트레이닝, 사이클, 밸런스 훈련을 숨 가쁘게 소화했다.

‘에이스’ 손흥민은 이날도 검은색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훈련장에 들어섰다. 마스크만 썼을 뿐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머뭇거리거나 불편해하는 기색 없이 훈련을 소화했다.

그러다 손흥민이 ‘헤딩’을 시도했다. 앞선 대표팀 훈련에서 보여준 적 없는 장면이었다. 손준호가 찬 공이 높게 다가오자 손흥민이 반사적으로 머리를 갖다 댔다. 손흥민은 밸런스 훈련이 끝날 때쯤 동료에게 공을 줘 보라고 하고 몇 차례 헤더를 시도하기도 했다. 이제 가벼운 헤더를 해도 부상 부위에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남은 시간 동안 손흥민의 몸 상태가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벤투호의 16강 꿈은 커진다.

이탈리아 세리에A 무대를 주름잡고 있는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 누구보다 벤투 감독의 축구를 잘 이해하는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의 존재는 1차전 승점 획득을 향한 기대감을 더욱 높인다.

손흥민 외에도 왼쪽 풀백 김진수(전북), EPL 공격수 황희찬(울버햄프턴) 등 부상에서 회복 중인 선수가 많아 예상하기 쉽지 않지만, 벤투호가 정상 전력을 가동하게 된다면 포백 수비라인을 바탕으로 한 4-2-3-1 내지는 4-4-1-1 전술로 우루과이를 상대할 전망이다.

김승규(알샤바브)가 골문을 지키고 왼쪽부터 김진수, 김영권(울산), 김민재, 윤종규(서울)가 수비라인에 설 것으로 보인다.

중원에는 정우영(알사드)과 황인범이 배치될 것으로 보이며 공격 2선에는 황희찬, 정우영(프라이부르크), 이재성(마인츠)이, 최전방에는 손흥민이 출격할 전망이다.

만약 우루과이가 투톱 전술을 가동할 것으로 벤투 감독이 판단한다면, 아껴뒀던 스리백 수비라인을 가동할 수도 있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