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도하의 기적이 다시 한 번 일어났다.

외국 유명 스포츠 배팅 업체들은 조별예선 3차전을 앞둔 대한민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9% 이하로 예측했지만, 포르투갈을 2대 1로 꺾고 극적으로 16강에 진출했다. 후반 추가시간 역전골을 어시스트한 손흥민의 부상투혼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대한민국 언론에서는 손흥민 선수의 부상이 안와골절(眼窩骨折, Orbital Fracture)이라고 보도를 하고 있지만, 손흥민 선수의 소속팀인 토트넘에서는 부상 부위를 ‘왼쪽 눈 주위의 뼈’라고 발표했다. 엄밀하게 의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안면골절(顔面骨折, facail fracture)이 맞고, 안와골절이 동반되었는지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고 보는 것이 맞다. 보통 안와골절의 경우 4~6주 정도, 안면골절은 6~8주 정도의 치료 및 회복 기간이 필요하다.

손흥민 선수는 부상으로 카타르 월드컵 출전여부가 불투명했지만,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고 마스크를 쓴 채 월드컵 조별예선 3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4년마다 1번씩 오는 기회이고, 나라를 대표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선수들은 크고 작은 부상에도 불구하고 이를 악 물고 열심히 뛰었다. 국내외 축구팬들에게도 많은 감동을 주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의료인의 시각으로 봤을 때, 부상당한 선수들이 쉬지 못하고 무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보기 안쓰러웠다.

열심히 노력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들에게 진심어린 응원을 해줬으면 하는데, 일부 부진했던 선수들의 개인 SNS 계정에 보기 민망한 악플을 다는 일부 팬들의 행각이 안타까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출신 손흥민 선수에게도 예외는 없었다. 가나전 이후 입에 담기 민망한 댓글들이 손흥민 선수의 개인 SNS에 가득했다. 그러나 손흥민 선수는 흔들리지 않는 강인한 정신력과 불굴의 의지로 조별예선 3차전 극적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포츠라는 것이 항상 최선의 결과만 기대할 수는 없는 법이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특히 부상으로 컨디션이 100%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최선의 노력을 다한 손흥민 선수에게 자극적으로 비난을 하는 행동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16강전에서 우승 후보 1순위 팀 브라질과 만나 아쉽게 패했지만, 승패에 상관없이 월드컵이라는 지구촌의 축제 무대를 제대로 즐긴 대한민국 대표팀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처럼, 힘든 상황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한 우리나라 대표팀이 자랑스럽다. 빡빡한 일정과 압박감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잘 추스리고, 각 클럽에 돌아가서도 건강한 모습으로 팬들에게 기쁨과 감동을 주었으면 한다.

성주원 경희솔한의원 원장 한의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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