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증가율 112% 전국최고
지난해 3분기 기준 울산 1순위
청약 경쟁률도 0.19대1로 급락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장기화된 가운데 미분양 주택까지 급증했다.

미분양 물량이 한달새 112.1%나 늘어나면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1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11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울산의 미분양 주택은 2999호로 전월(1414호)보다 1585호(112.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분양이 한 달새 1500호 이상 늘어난 것은 2007년 9월(1676호) 이후 15년 2개월 만이다.

2021년 11월(399호)과 비교하면 1년새 7.5배 불어났으며, 2013년 2월(3035호) 이후 가장 많은 미분양 물량이 쌓여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로 지난해 3분기 울산 1순위 청약 경쟁률은 1대1에도 못 미치는 0.19대1의 참담한 성적표를 냈다. 2021년 3분기(9.23대1)에 비해 경쟁률이 크게 낮아진 것이다.

청약 시장이 급속히 냉각된 이유는 집값이 조정 받으면서 청약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세차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대출 금리가 올라 자금 마련에 어려움이 생긴 예비 청약자들이 선뜻 청약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행히 공사가 끝난 뒤에도 분양되지 못해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은 138호로 전월(135호)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전국 역시 분양경기가 크게 위축되면서 미분양 물량이 6만 가구에 육박했다.

1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5만8027호로 전월보다 22.9%(1만810호) 증가했다.

미분양이 한 달새 1만호 이상 늘어난 것은 2015년 12월(1만1788호) 이후 6년 11개월 만이다. 수도권 미분양이 1만373호로 한 달새 36.3%(2761호) 늘었고, 지방 미분양은 4만7654호로 20.3%(8049호) 증가했다.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이 증가한 지역은 울산(112.1%)이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최근 한 포럼에서 “국토부는 미분양 아파트 6만2000가구를 위험선으로 보는데, 매달 1만 가구씩 미분양이 늘어나고 있다”며 “당초 예상보다 부동산 경기침체가 심각한 만큼 규제 완화 속도를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12월 통계를 집계하면 미분양은 6만2000가구를 넘을 전망이다.

한편 울산지역 주택 매매량은 709건으로 전년동월(1819건) 대비 61.0% 감소했다. 월간 주택 매매량은 2018년 9월(707건)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중구가 전년동월 대비 66.4% 줄어들면서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이어 북구(-63.1%), 남구(-61.7%), 동구(-56.2%), 울주군(-54.2%) 순이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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