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도시-문화도시 공존할
시민 참여형 담론 형성부터
남녀노소 모두 참여 가능한
다양한 문화향유 기회 필요
시민 문화활동 지원은 물론
공간 발굴·기부 프로그램도
산업도시 울산의 문화는 산업·경제의 발전과 궤를 같이해왔다. 울산의 젖줄 태화강을 지키기 위해 추진했던 ‘태화들 한 평 사기 운동’과 울산의 놀이 문화로 수백 년간 사람들의 애환을 달래준 ‘마두희 줄다리기’ 등의 경험으로 울산은 참여와 연대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다. 특히 이 과정에서 시민들 스스로가 도시를 위해 공동체로서 함께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공동의 기억과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시민 주도’의 ‘법정 문화도시’를 만들어 가는 데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반을 가진 셈이다.
◇시민 참여 통한 풀뿌리 ‘문화도시’로
울산은 오랜 기간 효율적인 도시·경제 성장에 집중해 다양성이 배제돼 왔다. 선사시대 유적인 반구대암각화를 필두로 태화강국가정원과 대왕암공원 등 천혜의 자연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자원을 갖고 있지만, 다른 광역지자체에 비해 이를 활용한 문화 향유의 경험이 많지 않다. 산업 발전을 이끌어 온 베이비붐 세대의 대거 은퇴와 고령화, 청년인구 유출은 경제수도 울산의 성장 동력을 활용한 ‘문화도시’로의 탈바꿈에 대한 필요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울산이 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산업도시와 문화도시로서의 가치가 공존할 수 있는 시민 참여형 담론 형성이 필요하다. 은퇴 세대와 고령층에 생애 전환기를 가져다줄 문화 프로그램, 울산의 청년인구 유출을 막을 다양한 문화 향유 기회를 마련해 다양한 계층에서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행정과 민간이 함께 만들어 나가는 협치 문화와 시민이 주도해 주체적으로 문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구축돼야 한다.
◇다양한 계층 누릴 다양성 확보 관건
‘시민 참여형’ 문화도시를 위해서는 다양성과 공공성을 바탕으로 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다양한 문화가 싹틀 수 있도록 실질적인 문화 향유자인 개인과 예술 동아리의 활동을 지원하고 생활문화 활성화 기반을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문화 페스티벌, 시민참여형 마을교부세 등 시민이 주도하는 문화 활동을 통해 모두가 울산의 ‘문화공장장’이 될 수 있다.
울산 113만 시민의 다양성 발현을 위해서는 울산청년문화기반도 꾸준히 구축해 나가야 한다. 창의예술교육사업, 지역문화 전문인력양성 등으로 지역 청년문화가 고도화·전문화될 수 있도록 하고, 나아가 예술 기반 창업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문화가 융성하기 위해서는 문화를 향유할 ‘사람’뿐만 아니라 다양한 ‘공간’도 필요하다. 울산 곳곳에 특색있는 공간을 발굴해 연중 다양한 문화 프로젝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공공·민간 복합문화공간을 새롭게 조성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문화와 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문화도시와 문화정책 추진을 위한 크라우드 펀딩 등 기부프로그램도 마련돼야 한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울산은 공업도시로 지난 60년간 급속도로 성장을 거듭해 온 도시 정체성을 갖고 있다. 이러한 울산의 정체성을 살려 산업적인 측면을 울산만의 문화로 특화시길 수 있도록 실질적인 문화 향유자인 시민들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귀 기울여 ‘문화도시’ 정책을 추진하는 방안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정혜기자 sjh3783@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