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시장 구조 개편안 발표
인가받은 외국 금융기관
국내시장 직접참여 허용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 충격 이후 20년 이상 폐쇄적으로 운영한 외환시장의 빗장을 풀기로 했다. 해외 금융기관도 내년 하반기부터 국내 외환시장에 직접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국내 외환시장을 개방·경쟁적 시장구조로 전환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는 조치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7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외환시장 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공동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의 국내 외환시장 구조개편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일정 요건을 갖춰 인가를 받은 해외소재 외국 금융기관(RFI·Registered Foreign Institution)의 시장 참여를 허용하기로 했다. RFI들은 국내 외환시장에서 현물환뿐만 아니라 외환스와프 거래도 할 수 있다.

김성욱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은 이날 “우리 외환시장은 수십 년 동안 폐쇄적이고 제한적인 구조를 유지해왔고, 외부로부터의 접근성 제약으로 국내 시장과 산업의 발전이 정체되고 있다”고 개방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또 정부는 외국인투자자 등록 의무를 폐지하고, 일정 자산 규모 이상의 기업은 영문공시를 확대하는 등 외환시장 구조를 손보기로 했다. 고객을 대상으로 한 외국환 전자중개업무(애그리게이터·Aggregator)도 도입·제도화한다. 애그리게이터는 은행이 아닌 기관이 은행들과 고객 간의 외환거래를 전자적으로 중개하는 업무다.

외환시장 개방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나 글로벌 금융허브 도약을 위해 필요하지만, 국내 외환시장이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외국 금융기관들의 ‘놀이터’로 전락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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