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누적된데다
경기둔화 겹쳐 상승 본격화
고정이하 여신율도 상승세

은행에서 돈을 빌리고 갚지 못하는 가계와 기업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1년 반 동안 진행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누적된데다 경기마저 식으면서 우려했던 은행권 연체율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하나·우리·NH농협, 신한은행 제외)의 지난 1월 신규 연체율 평균은 0.09%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인 지난해 1월 신규 연체율(0.04%)과 비교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은행들은 최근 뚜렷한 연체율 상승은 기준금리 상승의 누적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한국은행은 지난 2021년 8월 1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p 올렸고, 그 뒤로 같은 해 11월, 지난해 1·4·5·7·8·10·11월과 올해 1월까지 약 1년 5개월 사이 모두 열 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0.50%였던 기준금리는 3.50%로 3.00%p 높아졌다.

이에 따라 예금은행 대기업대출(가중평균·신규취급액 기준)과 중소기업 대출 금리는 지난해 1월 3.03%와 3.52%에서 12월 5.32%와 5.76%로 2.29%p와 2.24%p 상승했다. 가계대출 중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같은 기간 0.79%p와 2.69%p 올랐다.

기준금리 인상의 누적 효과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한은이 지난 23일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하면서 일단 1년 반 동안 이어진 인상 행진은 잠시 숨 고르기에 들어갔지만, 미국의 긴축속도나 환율, 물가 상황에 따라 언제라도 추가 인상이 가능한 상황이다.

최근 오르기 시작한 연체율은 은행 여신 건전성에도 빠르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5대 시중은행의 평균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지난해 9월 0.21%에서 12월 0.22%, 올해 1월 0.24%로 상승했다.

한 시중은행의 관계자는 “3개월 이상 연체 시 고정이하 여신으로 분류되는데, 연말 연초 증가하기 시작한 연체는 아직 이 요건에는 미달한다”면서 “향후 시차를 두고 고정이하 여신비율도 연체율처럼 상승세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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