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출 후 헬기 28대·인력 재투입…비 내리고 연무 그쳐 진화 속도
주민 74명 마을회관 대피해 밤새워…지리산국립공원 일부 훼손

하동 옥종면 위태리 산불 진압 모습.   / 산림청 제공 - 연합뉴스
하동 옥종면 위태리 산불 진압 모습. / 산림청 제공 - 연합뉴스

경남 하동군 화개면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서 난 산불이 21시간여만에 잡혔다.

산림청 중앙산불방지대책본부는 12일 정오를 기해 하동군 화개면 산불 주불 진화를 끝냈다고 밝혔다.

산림청은 산불영향구역(직·간접적 추정 피해 구역)이 91㏊에 이르는 것으로 판단했다.

현장에선 산불 진화대원 철수가 시작된 가운데 진화대원 일부가 남아 재발화 감시에 들어갔다. 

산림청과 하동군은 뒷불 발생을 살피는 동시에 정확한 산불 원인 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산림 당국은 화목 보일러에서 나온 재가 버려지면서 산으로 옮겨붙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이 산불은 전날 오후 1시 19분께 지리산국립공원 구역 하동군 화개면 대성리 산 203-2 일원에서 발생했다.

산림청은 화개면 산불 발생 두시간여만에 산불 ‘대응 2단계’를 발령했다.

산림청은 피해 추정 면적이 30∼100㏊ 미만, 평균풍속이 초속 7∼11m, 진화 예상 시간이 8∼24시간일 때 산불 2단계를 발령한다.

이날 낮 12시 이전부터 강우가 있을 것이란 기상청 예보대로 오전 11시께부터 하동 등 서부 경남에 비가 시작돼 진화에 도움을 줬다.

화개면 산불 진화율은 오전 9시까지 62%에 머물렀다.

연무로 헬기 동시 투입이 늦어지고, 산불 현장이 급경사면서 지리산국립공원 구역에 속해 진화 장비를 신속히 옮길만한 임도가 없어 인력 중심으로 불 끄기를 해 이틀째 이른 오전 진화 속도가 더뎠다.

그러나 비가 시작되고 연무 상황 개선으로 진화 헬기를 속속 투입한 영향으로 진화율에 속도가 붙었다.

이틀간 화재가 이어졌지만, 주민 인명피해는 없었다.

산불 지점과 가까운 의신마을, 다천마을 주민 등 74명은 마을회관 등으로 대피해 밤을 새웠다.

다만, 전날 밤 현장에 투입된 진주시 산불예방진화대원(64) 1명이 심정지 증세로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졌다.

경남도는 진주시, 유가족과 장례 절차, 지원 논의에 들어갔다.

화개면 산불 현장을 찾은 박완수 지사는 “휴일에 산불 진화 임무를 수행하다 소중한 생명을 잃은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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