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호영 울산 울주소방서장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경칩을 지나 어느덧 꽃이 피는 봄을 앞두고 있다. 울산 지역의 벚꽃은 3월 후반부터 개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역 내 명소를 찾아 평일·주말 구분 없이 인파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남 알프스는 울산시민 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많은 등산객들이 찾아올 것으로 전망된다. 설레는 마음으로 산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기대감에 반해 우려되는 것이 한 가지 있다면 바로 산불이다.

소방청 국가화재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전체 산림 화재 발생 건수는 4005건이다.

월별로 분석하면 3월 764건, 4월 912건, 5월 226건으로 봄철 기간 동안 발생한 산불이 총 2015건, 연간 산림 화재 비율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더욱이 올해 기상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3~5월 기간 동안의 기온이 평년 기온보다 높을 확률이 50%이며, 강수량 또한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을 확률이 40~50%로 예상되는 등 고온건조한 기후적 조건 때문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산불화재 원인 대부분이 입산자에 의한 실화로 발생하기 때문에 울산의 명산을 구경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일 많은 인파만큼 산림 화재 위험 또한 걱정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처럼 시기적으로나 기후적으로 취약한 봄철, 신불산과 가지산 등 전국적으로 유명한 울산시의 아름다운 산림을 보존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 봄철 산림 화재 예방과 대응 수칙을 숙지하고 실행함으로써 산불을 미연에 방지해야 할 것이다.

우선 산에 오를 때는 가스버너, 라이터 등 불을 피우는 도구를 소지하지 말아야 한다. 산림이나 산림인접지역에서 불을 피우는 취사와 흡연, 흡연 후 담배꽁초를 버리는 행위는 산림보호를 위해 원칙적으로 금지됨으로 점화 도구를 소지할 이유가 없다.

괜찮겠지 하는 마음에 편의상 산림 안에서 취사를 하거나 무심코 던져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시작된 불씨는 돌이킬 수 없는 대형 산불로 돌아온다. 일부 지역에서는 산림보호를 위해 점화 도구를 소지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입산 제한 대상이므로 사용 유무와 상관없이 집에서 나오기 전 소지 여부를 재차 확인해야 한다.

산림인접지역에서는 영농부산물과 쓰레기 소각행위를 하지 않아야 한다.

최근 화재 사례를 보면 봄철 본격적인 농업활동과 맞물려 영농부산물과 쓰레기 소각행위로 인한 산불 화재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취약시간대인 일몰 후의 소각행위는 발견이 어렵고 강한 바람이 불면 자칫 대형 산불로 이어져 걷잡을 수 없는 피해로 돌아올 수 있으니 영농부산물과 쓰레기는 종량제봉투 등을 이용해 안전하게 처리하도록 하자. 또한 산림인접가구의 지리적 특성상 화목보일러 사용 가구는 과열된 연통이 산불로 이어지지 않도록 재정비해야 하며, 특히 잔재를 처리 하는 과정에서도 화재가 발생 할 수 있으니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산불을 발견했을 때는 즉각 119로 신고를 해야 한다.

초기의 작은 산불은 외투 등을 사용해 두드리거나 덮어서 진화를 시도하고 산불의 규모가 커지면 신속히 대피 해야한다.

다만 바람 방향을 감안해 산불 진행 예상 경로에서 벗어나야 하며 논, 밭, 공터 등의 안전지대로 신속히 이동해야 한다. 산불로 인해 고립되거나 대피할 수 없을 경우 바람을 등지고 주변의 낙엽 등 가연물을 제거한 뒤 주변 산악위치 표지판에 표기된 현 위치 번호나 국가 지점번호를 활용해 119에 현재 위치를 알린 뒤 구조를 기다린다.

지난해 3월 울산시 면적 약 20%의 산림을 앗아간 경북 울진과 강원도 삼척·강릉·동해 일대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 화재가 발생한지 불과 1년 밖에 지나지 않은 지금, 다시 다가온 봄철 건조기를 앞두고 있다. 우리 모두가 산림의 주인의식을 가지고 산불 예방에 동참해 모두가 행복한 봄나들이 산행이 되길 기원한다.

정호영 울산 울주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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