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아파트 전세가격
올해 누적 7.27% 하락
계약때보다 가격 떨어져
임대인들 역전세난 고충

울산 아파트 전세시장 약세가 지속되면서 감액 재계약이 증가하는 추세다. 부동산 경기침체, 기준금리 인상 여파 등이 맞물리면서 계약 당시보다 전셋값이 떨어져 세입자에게 기존 보증금을 주지 못하고, 새 세입자를 구하는 것도 어려워지는 등 임대인들이 역전세난 고난에 빠졌다.

3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울산아파트 전세가격은 올해 누적 7.27%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매가격 하락률(-4.53%) 보다 더 높은 수준이다.

특히 3월 들어서는 4주 연속으로 전셋값 하락률 ‘전국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이번주 역시 0.29% 하락하며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큰폭으로 하락했다.

이처럼 전세가격 하락 기조가 굳어지자, 감액 재계약이 급증하고 있다. 보증금 반환을 앞둔 집주인들이 골머리를 앓게 된 것이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지난 2021년 2월 3억9900만원에 전세 계약했던 문수산더샵(20층)이 이달 초에는 같은 세입자와 3억원에 갱신계약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 9900만원을 돌려주게 됐다.

또 2년 전 4억5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됐던 울산번영로두산위브(18층) 역시 같은 세입자와 최근 3억2000만원에 재계약을 맺었다. 2년새 보증금이 1억3000만원 감액됐다.

최근 KTX울산역우성스마트시티뷰에서도 2억1000만원에 전세 갱신계약이 이뤄졌는데, 이 역시 2년전 보증금(3억1000만원)보다 1억원 낮아진 감액계약이었다. 특히 해당 단지의 경우 지난해 3월 전세가격이 4억원(16층)으로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1년새 전셋값이 반토막 났다.

울주군에 거주하는 세입자 A씨는 “1년 전 전세 계약을 했고, 아직 계약기간이 1년이나 더 남았는데 벌써 1억원이나 떨어졌다. 매달 나가는 대출이자를 생각하면 지금이라도 보증금을 좀 더 내려 달라고 요구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특히 울산 남구에서는 고금리 기조로 전세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최고가 대비 수억원 떨어진 전세 거래가 속출하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을 보면 남구 무거자이 전용 120㎡는 최근 3억5000만원(5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2021년 10월 기록한 최고가 6억3000만원 대비 2억8000만원 하락했다. 또 남구 대현동 디아채 전용 84㎡도 2021년 7월 최고가 4억2000만원 대비 1억5000만원 떨어진 2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봄 이사철 갈아타기 수요 등으로 매물이 소화되고 있지만, 대단지 아파트 입주 예정돼 있다 보니 전셋값 약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올해 울산에서는 총 12개 단지, 8786가구가 입주에 나설 전망이다. 지난해 입주물량(5041가구) 대비 74.3% 많은 수준이며, 2019년(1만950가구) 이후 가장 많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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