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전월세 거래 3111건
월세 1916건으로 61.6%
14개월 연속 전세 앞질러
대출금리 부담 커진데다
전세보증금 반환 우려탓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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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임대차 계약 가운데 월세 계약건수가 전세를 앞지른 역전현상이 1년 넘게 지속되는 가운데 사상 처음으로 월세 비중이 60%를 돌파했다.

고금리가 지속되는 가운데 ‘빌라왕 사태’로 전세보증금 반환 우려가 높아지며 세입자들의 월세 선호 현상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법원 부동산등기광장에 따르면 2월 울산 주택 월세 거래량은 1916건으로, 전체 전월세 거래량(3111건)의 61.6%를 차지했다.

작년 2월 월세 비중은 50.2%로, 1년 새 월세 비중이 11.4%p나 늘어났다.

울산은 2021년 1년간 월세 비중이 48.0%로, 전체 임대차 계약 가운데 절반 이상은 전세계약이었다.

2021년 12월까지만 하더라도 월세비중이 49.1%로 전세 거래가 더 많았지만, 작년 1월 월세 비중이 50.6%로 올라서며, 역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14개월 연속 월세 비중이 더 많은 수준을 유지했고, 올해 2월에는 사상 처음으로 60%를 넘어섰다.

전세 비중이 30%대까지 떨어진 것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처음이다. 일각에선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 속에 월세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전세의 위상이 쪼그라드는 등 전세 시장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일 기준 울산의 아파트 전세 물량은 3693건으로 집계됐다. 1년 전(2159건)보다 71.0% 늘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전셋집을 구하려는 세입자가 줄을 섰는데 1년도 안 돼 분위기가 확 달라졌다. 이젠 보증금을 절반으로 낮춰도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은 2월 말 기준으로 73.6%까지 내려갔다. 2021년 4월(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전셋값 급락이 집값 하락을 부추길 정도다.

급격한 금리 인상이 임대차 시장에서 전·월세의 위상 변화를 초래하기도 했다.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6% 수준인데 올해 초 기준 울산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연 4.8%다. 기준금리가 뛰면서 전세대출로 나가는 이자보다 월세가 더 싸진 것이다.

이처럼 월세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주변 인프라가 잘 갖춰진 대단지 아파트의 경우 월세 가격 상승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중구 약사더샵 전용 69㎡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50만원에 세입자를 맞았다. 2년 전만 하더라도 해당 면적은 보증금 2000만원, 월세 100만원에 거래되던 단지였다.

울주군의 문수산동원로얄듀크 전용면적 85㎡는 지난달 보증금 3000만원, 월세 150만원에 월세계약이 체결됐다. 지난해 7월만 하더라도 같은 보증금, 월 120만원에 계약할 수 있었던 면적이다.

일각에서는 전세 거래가 다시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보기도 했으나 월 주거비용에 대해 세입자들의 셈법은 여전히 복잡한 상황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을 많이 받아야 하는 경우 전세대출 금리가 5~6%대이기 때문에 이자 부담이 여전히 상당하다”며 “월세와 전세 사이에서 어떤 것이 더 비용 소모가 저렴한지에 따라 결정이 일어나는데 아직까지는 월세 부담이 덜하다는 판단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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