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인류의 경제·산업활동으로 배출되는 온실가스로 인해 우리 삶의 터전인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폭염, 폭설, 태풍 등 이상기후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으며, 높은 화석연료 비중과 제조·수출 중심의 산업구조를 가진 우리나라도 최근 30년 사이 평균 온도가 1.4℃ 상승하며 온난화 경향이 더욱 심해졌다. 국제사회는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1997년 ‘교토의정서’ 채택에 이어, 2015년에 ‘파리협정’을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전 세계는 탄소 배출량이 ‘0’이 되는 탄소중립 사회로의 전환을 시도하고 있으며, 탄소 배출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에너지 역시 친환경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액체화물을 처리하는 울산항에는 위기가 아닐 수 없다. 갈수록 화석연료의 사용은 줄어 들 것이고, 이에 따른 울산항의 물동량 하락은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이렇듯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정책이 채택되며, 지난 박근혜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로 추진하던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 역시 정상 추진이 어려웠다. 이에 따라 울산항만공사는 저탄소 에너지원인 LNG를 동북아 오일허브 사업의 1단계에 포함해 ‘동북아 에너지 허브 사업’으로 명칭을 변경해 활로를 모색하기에 이르렀다.

울산항만공사는 먼저 부곡·용연 지구에 건립되고 있는 LNG·LPG 복합발전소, 정유사, 조선소 등에 적기에 LNG를 공급하기 위해 LNG 터미널사를 유치했으며, 이는 ‘동북아 에너지허브 사업’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되었다. 게다가 국제해사기구(IMO)의 온실가스 규제가 본격화 되면서 저탄소에너지인 LNG와 메탄올 연료추진 선박수가 증가하며, 울산항의 LNG·메탄올 벙커링 사업도 에너지허브 사업에 호재로 작용되고 있다.

한편, 한국판 뉴딜정책의 중심인 수소 사업도 울산항에서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 수소는 대표적인 무탄소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지난 2019년 산업부의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시작으로 각종 수소 산업들이 국내에서 발 빠르게 육성되고 있다. 범세계적인 탈탄소화 정책을 고려할 때 해외에서 수입되는 그린수소의 비중은 급격히 증가 할 것으로 예상되며, 우리정부는 2050년에 2290만 t의 수소를 해외에서 수입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에 따라 울산항만공사는 급격히 늘어나는 수소 수입 물량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울산 북신항 3선석을 수소 클러스터로 지정해 개발하고 있다.

당초 2024년 초까지 개발을 완료하려던 1개의 선석은 현재 72%의 공정율을 보이고 있어 완료 시기를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 같다. 이어 배후부지는 2027년까지 매립을 완료하고, 2030년 이전에 수소터미널을 구축할 계획이다. 울산항 배후에는 친환경에너지 전환이 필요한 발전사, 정유사, 제련기업 등의 대규모 수요가 있으므로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판단된다.

항만시설만 있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해외에서 생산된 그린수소가 안정적으로 울산에 도입되기 위해서는 수소 생산업체, 운송 선사, 보관·유통하는 탱크터미널, 배후 소비기업으로 연결되는 수소 생태계가 조성되어야 한다. 이에 울산항만공사는 S기업 등 5개사와 수소 생태계 조성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난 2021년 8월에 체결하고 선도적으로 친환경에너지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60년간 울산항 배후의 산업을 지원하며 공업항으로 성장을 해왔던 울산항이 ‘탄소중립’이라는 기회를 만나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에너지 물류를 선도하는 에코스마트 항만’ 울산항에 울산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응원을 바란다.

김재균 울산항만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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