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기준 외지인 매입 11.5%
4년4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
고금리 매수심리 위축된데다
전세가율 낮아 갭투자 어려워
봄이사철 실수요자 매입 증가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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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약세가 장기화되면서 울산이 아닌 타 지역에서 아파트를 매입하는 외지인 매수 비중이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정 투자는 줄어들고 실수요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울산 아파트 매매량은 912건이다. 이 가운데 외지인 매입 건수는 105건으로 전체의 11.5%를 차지했다. 2018년 10월(8.4%) 이후 4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울산 아파트 외지인 매입 비중은 지난해 5월만 해도 27.5%를 기록하며, 30%에 육박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가 빠르게 식은 탓에 외지인 매입 비중도 덩달아 급감했다. 지난해 8월 19.6%로 10%대로 내려 앉은 외지인 매입 비중은 12월 17.1%까지 떨어졌고, 1월 12.5%, 2월 11.5%로 하락했다.

구군별로 살펴보면 중구는 5.7%까지 떨어졌다. 남구(11.5%)와 동구(11.2%)는 10%대를 유지했고, 울주군(13.4%)과 북구(15.1%)는 평균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투자 수요로 볼 수 있는 외지인 매입 비중이 감소한 것은 고금리 기조가 여전한 가운데 부동산 시장 매수 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봄 이사철 수요가 맞물린 것도 실수요 매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낮아 갭투자가 어려운 여건이 조성된 것도 외지인 매입 비중이 줄어들게 만든 원인이다.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울산 아파트 전세가율은 75.8%로 역대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으나, 이후 75.7%, 75.6%, 75.1%, 74.3%, 73.6% 등으로 5개월 연속 하락하며, 2021년 4월(73.4%)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울산 아파트 전세가격 하락률은 3월 첫 째주 이후 5주 연속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높았다. 울산 아파트 매매가격의 올해 누적하락률은 4.80%에 그쳤지만, 같은기간 전세가격은 7.67% 떨어졌다. 지난해 말 급매물이 갑작스럽게 쏟아졌고, 저점을 찍은 이후 매매가격은 반등을 시작한 분위기지만, 전세시장의 하락 골은 더 깊어진 것이다.

이처럼 지역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격하게 추락하자, 전세를 낀 갭투자 비중도 눈에 띄게 줄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2월 기준 울산 동구에서 아파트를 매입한 후 전세 계약까지 이어진 갭투자 비중은 2%에 불과했다. 27%까지 치솟았던 2021년 6월과 비교하면 현저하게 그 비중이 낮아진 것이다.

비교적 높은 전세가율을 유지했던 작년만하더라도 3000만~4000만원 등 소액의 투자금으로 울산에서 아파트 갭투자가 가능했지만, 최근에는 1억원 미만 소액 갭투자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에 대해 부동산업계는 “실수요자들이 움직이게 된 것은 정부의 규제 완화 영향이 크고, 봄 이사철 수요가 맞물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투기 수요 보다는 실수요자들이 거래를 활발하게 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는 게 시장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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