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세종·대구 이어 하락폭 커
전세가 절반 이하로 떨어진 곳도
당분간 역전세난 현상 심화 전망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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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준 울산 아파트 전셋값이 2년 전 대비 2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시세가 계속 떨어질 경우 집주인이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주기 어려워질 수 있어, ‘역전세’ 현상이 현실화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22일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울산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021년 4월에 비해 18.9%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직방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체 딥러닝 모형을 통해 전세가격지수를 산출하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11.8%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전세가격의 하락 폭이 가장 컸던 곳은 세종(-28.5%)과 대구(-26.5%)로 나타났다. 이어 울산(-18.9%), 인천(-17.1%), 부산(-16.9%), 대전(-15.1%) 등이 뒤를 이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서울의 경우 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변동률이 낮고 하락전환 시기도 이른 편은 아니지만, 지방 대도시들은 하락 전환 시기도 2021년 중반 경으로 이르고 전세가격 하락률도 가파르다”면서 “역전세난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일부 지역에선 전셋값 반등 신호도 포착되고 있지만 전세사기, 금융시장 불안 등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았음을 고려하면 현 시점에서 반등을 논하기엔 이르다”고 밝혔다.

전국 기타 도시들과 비교해도 울산 아파트 전세가격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토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동구 e편한세상전하1단지 전용면적 84㎡가 1억8000만원에 전세계약이 이뤄졌다. 해당 단지 전세 최고가인 4억2500만원(2021년 6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이다. 또 이달 초 북구 화봉쌍용예가 전용면적 84㎡가 2억4500만원에 전세계약이 진행됐다. 해당 세대의 바로 전 전세 보증금(3억5000만원) 대비 1억500만원(30%)이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역전세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세 시세가 계속 하락하고 있고, 평균 전셋값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1분기 거래 만기 물건이 내년 1분기 나오기 때문이다.

울산의 한 공인중개사는 “2년 전 전세계약 만료 시점이 도래한 가운데 전셋값이 크게 떨어지면서 여윳돈을 보태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집주인이 많아졌다. 감액 갱신이라도 이뤄지면 다행인데 전세 수요가 줄어 이마저도 쉽지 않다”면서 “최근 시장 심리가 회복되면서 전셋값 내림 폭은 줄고 있지만, 여전히 시세는 하락 중”이라고 설명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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