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도시 제주 서귀포시가 친환경 도시정비에 나선지 8년만인 지난해 11월 녹색도시로의 탈바꿈을 위한 "생태도시"를 선포했다. 한라산 계곡과 바다 등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서귀포시는 국내 다른 도시와 마찬가지로 지난 80년대 이후 도시확장, 인구·차량·쓰레기 배출량 증가 등으로 심각한 환경문제에 봉착하면서 청정환경 훼손이라는 부작용을 겪었다. 이에 따라 서귀포시는 지난 95년 해발 600~700m 고지대에 84만여㎡의 자연휴양림 조성을 시작으로 녹색도시사업에 눈을 돌린 뒤 98년부터 천지연 일대에 수십년째 무질서하게 들어선 건물들을 매입·철거하며 본격화했다.

◇서귀포 도시생태벨트
 서귀포시는 지난해까지 14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천지연 계곡 일대에 난립했던 건물 87개동을 일제히 철거하고 목재산책(2㎞구간), 파고라, 다목적운동장 등 공원시설을 갖췄다.
 2000년부터는 천지연폭포의 모천인 솜반천(연외천) 주변 1만6천㎡에 29억원의 예산을 들여 나무다리, 피크닉장 등을 설치한데 이어 5만1천여그루의 향토 초화류 식재, 위생처리장 인접지인 "속골하천" 일대 파고라 설치 등 시민 생태학습·휴식공간을 만들었다.
 특히 서귀포시는 2005년까지 180억원의 예산을 들여 천지연 상류 걸매지역 12만㎡에 수생식물, 습지생태, 하천생태, 야생조류 등의 각종 관찰원과 생태문화정보센터를 갖춘 "걸매생태공원" 조성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또 국내 최대 규모의 마르(maar)형 분화구인 "하논(大沓)"에도 2008년까지 190억원을 들여 생태숲으로 복원, 천지연폭포~걸매생태공원~하논생태숲을 연계하는 "도시생태벨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서귀포시는 이와 함께 지난 99년부터 최적의 도시환경을 만들기 위해 13개 노선 19.6㎞구간에 대한 한전선로 지중화사업과 12.5㎞구간 나무인도 설치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걸매생태공원
 걸매생태공원은 서귀포시 서홍동 천지연폭포 상류 12만㎡에 총 사업비 180억원을 들여 오는 2005년까지 1, 2단계로 나눠 조성되고 있다.
 걸매생태공원은 야생초화류관찰원, 습지초본관찰원, 생태연못, 매화원, 야생조류관찰원 등으로 조성돼 있다.
 솜반천에서 시작된 하천은 걸매생태공원을 휘감아 흐른 뒤 천지연폭포까지 이어지는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홍동 시민축구장을 따라 시작되는 걸매생태공원은 진입로부터 나무 데크(지붕없는 바닥)로 만들어진 특징을 가지고 있다. 나무 데크는 기존의 땅바닥에서 1m가량 높게 설치, 야생 동물들의 생태통행로로 활용되는 등 일반 공원의 산책로와는 상당히 다른 점을 보이고 있다.
 데크는 인공적으로 만들어진 생태연못을 가로지르도록 설치돼 습지와 수생식물, 물고기 등을 관찰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 걸매생태공원내 인공연못의 경우 그물로 덮어 연못내 송어 등 물고기들이 안전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습지초본관찰원과 관찰데크, 생태연못을 지나면 걸매생태공원의 끝자락에 위치한 야생조류관찰원이 눈에 들어온다.
 야생조류관찰원은 생태공원을 찾는 시민들로부터 야생조류들을 보호하기 위해 6개의 조망창을 설치, 근접한 거리에서 야생 조류의 움직임을 관찰할 수 있도록 했다.
 걸매생태공원에는 직박구리·박새 등 30종 190개체의 조류와 송사리·잉어·송어·금붕어 등 어류, 나비·딱정벌레 등 9목 41과 81종의 곤충류, 골풀·복수초·황매화 등 170여종의 식물이 서식하고 있다.

◇솜반천·하논분화구
 들풀이 살아움직이고 1급수 물고기가 노니는 제주도의 대표적인 청정하천 "솜반천"은 걸매생태공원에서 도로 하나만 건너면되는 지척에 있다.
 천지연폭포의 원류인 솜반천은 지난 80년대부터 몰려든 피서객 등으로 심하게 오염됐으나 2002년 생태환경공원 조성사업을 기점으로 생명력을 완전히 회복했다.
 나무로 된 산책로를 따라 맥문동이 잡풀처럼 뒤덮혀 있고 하천에는 참게, 송사리 등이 한가롭게 노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환경전문가들은 솜반천의 경우 도심속에 작은 생물들의 서식공간을 만들고 있어 일종의 "비오톱(biotop)"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하논은 논이 많다는 뜻으로 풍부한 용출수와 수량을 자랑하고 있을 뿐 아니라 국내 최대 관광도시의 도심권에 위치한 거대한 습지분화구로 볼 수 있다.
 오는 2008년 하논생태숲이 복원되면 도심에서 원시 자연과 만날 수 있는 유일한 명소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하논생태숲 복원사업은 △국내 최대 규모의 마르형 분화구 복원 △지질조사 등을 통한 분화구의 형성과 변천과정에 대한 정보수집 및 전시 △화분(꽃가루)분석 등을 통한 과거 식생조사와 생태계 복원 △화구원에 퇴적된 수만년의 생명정보 규명 △교육, 연구, 관광자원 활동 등에 목적을 두고 있다.
 서귀포시청 강문성 계장(도시과)은 "서귀포시의 경우 최대 자산인 청정환경을 토대로 차별화된 생태도시의 모습을 갖춰나갈 계획"이라며 "걸매생태공원은 솜반천과 하논생태숲을 연계하는 도시생태벨트의 심장부 역할을 하게된다"고 밝혔다. 박정훈기자 jhpark@ksilbo.co.kr

2부. 선진 생태도시를 찾아서
△생태도시 제주도
△판교신도시 생태시범마을
△자전거 생태도로
△기업 녹화사업
△택지개발지구 생태도시
△친환경 에너지 정책
△하수처리·우수저류지
△일본 키타큐슈, 고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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