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은 두곳 모두 미달 사태
중견 ‘신일’ 법정관리 신청
지역별 경쟁률 양극화 심화

청약 시장이 서울과 비(非)서울로 구분되고 있다.

서울은 흥행한 반면, 울산과 같은 지방광역시에서는 미달이 속출하는 등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된 것이다. 특히 울산에서 대규모 아파트 공사를 맡고 있는 중견건설사 신일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도 하는 등 중견·중소 건설사의 도산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4일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올해 1~5월 전국에서 일반공급으로 나온 아파트 2만6680가구에 18만5691명의 1순위 청약자가 몰려 청약 경쟁률은 평균 7.0대1을 기록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전국 평균 1순위 경쟁률이 3.8대1이었던 것에 비해 1.8배 상승한 것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서울 1순위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하반기 5.8대1에서 올해 들어 49.8대1로 9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충북의 1순위 경쟁률은 1.3대1에서 26.4대1로, 경남은 7.8대1에서 27.1대1로 상승했다.

하지만 올해 청약에 나선 77개 단지 중 39곳은 1순위 경쟁률이 1대1에도 미치지 못했다.

울산 역시 모두 미달 사태를 맞았다. 울산 온양발리 신일해피트리 더루츠, 울산 문수로 롯데캐슬 그랑파트크 등 총 280가구가 분양에 나섰지만 1순위 청약자는 33명에 그쳤다. 평균 경쟁률은 0.12대1이다.

이처럼 미분양 증가세가 지속되자, 중견 건설사의 줄도산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울산에서 온양과 덕하 2곳에서 대규모 아파트 공사를 맡고 있는 중견건설사 신일이 최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신일은 현재 울산 온양발리신일해피트리와 덕하역신일해피트리를 포함해 서울 여의도·방배, 제주 중문·외도, 전북 완주 등 전국 11개 사업장에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신일은 최근 현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이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4월 울산에서 분양한 ‘울산 온양발리 신일해피트리(일반분양 93채)’에 청약통장이 6개밖에 접수되지 않았다.

신일의 지난해 말 기준 1년 이하 만기 채무는 약 230억원으로 전년(175억원)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공사 대금 미수금도 지난해 286억원으로 전년(165억원)보다 70% 이상 급등했다. 공사를 하고도 발주처에 대금을 청구하지 못한 미수채권을 뜻하는 미청구 공사 금액 역시 약 125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떼일 가능성이 큰 대금’이 많았다는 의미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