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시영 곽암아트갤러리 관장 울산건축가협회 회원

국내외적으로 건축산업을 포함한 건설산업은 국가 경제의 기반을 형성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으나, 기술과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건설산업의 혁신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제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지식산업으로 전환을 위한 핵심기술로 한국은 물론 미국, 영국, 싱가포르 등 선진 국가들에서는 BIM 기술, 시공 자동화 장비 및 로봇, 첨단 유지관리 기술 등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핵심기술 중 가장 기반이 되는 기술로 건축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을 이야기할 수 있다.

건축 BIM은 건설산업에서 건축설계부터 시공, 유지 보수까지 모든 과정을 전산화하는 기술로, 건설산업의 생산성 향상과 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국외 선진 국가들보다는 다소 늦게 시작했으나 국내 건설업계에서도 BIM 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도입과 적용 검토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울산 건설산업을 생각해 보자. 한국의 산업수도인 울산은 중공업, 자동차, 석유화학 분야를 중심으로 한국의 경제성장을 주도해 왔다. 이와 함께 건설산업도 크게 성장해 2023년 3월 기준으로 보면 건설 수주액이 13조4400억원으로 큰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 부산 등과 같은 타 광역시들에 비해 건축 BIM 기술의 도입과 활용, 관련 기술자 양성 등이 큰 차이를 보여 건설산업의 변화를 수용하는데 어려움이 예상된다.

울산의 주력산업은 아니지만 울산이라는 정체성을 가진 도시로 성장하고, 그 속에서 풍요로운 시민 삶을 창조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석유화학 등 주력산업들이 활성화되고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만들어 온 것은 건설산업이다. 건설산업의 역할은 미래 울산 도시와 시민 삶을 위해 한층 더 필요로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울산 건설산업은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대응 방안들을 고민하고 점차 준비해야 할 것이다.

우선, 국토부에서 마련한 로드맵에 따라 건설 관련 산업체들이 기술력을 습득할 수 있도록 울산시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지자체 및 관련 기관들에서 발주하는 공공사업들을 활용해 울산지역 관련 산업체들이 건축 BIM 등과 같은 변화하는 기술들을 습득할 수 있도록 정책들을 마련해야 한다. 변화하는 신기술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지역 건설산업 현황을 고려해 맞춤형 기술로 개발하고 보급해야 한다. 건축 BIM 등과 같은 건설산업의 변화를 주도하는 신기술들의 이론과 관련 응용 프로그램 활용 기술 등은 일반화된 기술들을 기반으로 적용할 수 있으나, 관련 산업체들의 생산성 향상과 향상된 결과물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관련 산업체들의 업무 프로세스와 보유하고 있는 기술력에 따라 변형과 보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기술 개발과 보급을 담당할 전문기관 또는 단체가 울산지역을 중심으로 조직될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준비 내용들 이외에 다양한 시각으로 생각할 수가 있으나, 가장 기반이 되는 것은 이러한 신기술들을 토대로 울산 건설산업 현장에서 적용하고 부가가치가 높은 결과물들을 만들어 낼 전문 인력 양성이라 할 수 있다. 관련 전문 인력 양성은 현재는 물론 미래 울산 건설산업 활성화의 기본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울산의 인력양성 여건은 타 광역시에 비해 열악하다.

지난해 울산의 A고등학교와 미술 전시와 토크 콘서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의 고민을 들어본 적이 있다. 울산에서 대학에 다니고 취업하고 싶다는 이야기를 듣고 울산의 대학과 졸업 후 취업할 수 있는 기업에 대해 살펴본 적이 있다. 아이들이 얘기한 대로 관련 학과의 부재 및 전문성의 부재는 현실이었다. 또한 신기술을 수용하는 기업이 많지 않아 인재가 외지로 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었다.

울산의 건축인의 한 사람으로 울산지역 건설인력양성을 담당하는 울산대와 울산과학대가 울산지역 건설산업의 현재와 미래 변화를 이끌어 갈 신기술을 습득한 우수한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서 기업 논리보다는 울산의 미래를 위해서 적극적으로 나서 주길 기대한다.

장시영 곽암아트갤러리 관장 울산건축가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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