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훈련·부상 등 센터백 부재에
손흥민 탈장수술로 결장 가능성
16일 페루전…역대 전적 1무1패

남미의 ‘복병’ 페루와 평가전을 앞둔 클린스만호가 주전 센터백 부재에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결장 가능성까지 대두한 악재 속에서 ‘마수걸이 승리 사냥’에 나선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6일 오후 8시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페루와 6월 A매치 2연전의 첫 경기를 펼친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7위인 우리나라는 지난 3월 클린스만호가 공식 출범해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1무 1패(콜롬비아전 2대2 무·우루과이전 1대2 패)에 그쳐 승리에 목이 마른 상태다.

이에 따라 클린스만호는 6월 A매치 상대인 페루(랭킹 21위)와 엘살바도르(랭킹 75위)를 상대로 출범 이후 첫 승리를 반드시 따내야 한다는 부담이 크다.

페루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FIFA 랭킹에서 한국보다 6계단 높은 페루는 남미 최강을 가리는 코파아메리카 2021년 대회에서 4강에 오르는 등 탄탄한 전력을 보유했다.

한국은 페루와 두 차례 A매치에서 1무 1패에 그쳤다. 1971년 처음 만나 0대4로 졌고, 2013년에는 0대0으로 비겼다. 10년 만이자 역대 세 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클린스만호도 필승을 각오로 담금질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의 상황은 그리 좋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부동의 ‘센터백 듀오’ 김민재(나폴리)와 김영권(울산)이 각각 군사훈련과 부상(햄스트링)으로 이달 A매치 2연전에 합류하지 못해 ‘뒷문 단속’이 발등의 불이 됐다.

이들의 공백을 고려해 뽑은 권경원(감바 오사카)마저 소속팀 경기에서 발목인대를 다치면서 클린스만 감독은 12일 소집훈련 시작 직전 수비 자원인 정승현(울산)과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을 급하게 호출해야만 했다.

여기에 대표팀의 ‘중원 살림꾼’ 손준호(산둥 타이산)도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지난달 12일부터 중국 랴오닝성 공안 당국으로부터 형사구류 상태에서 조사받는 터라 대표팀과 함께하지 못한다.

악재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캡틴’ 손흥민이 지난달 30일 영국 현지에서 가벼운 스포츠 탈장 증세로 수술을 받았다는 사실이 13일 오전 공개돼 페루전 출전 여부가 ‘물음표’ 상태에 빠졌다.

수술 이후 2주가 지난 터라 손흥민은 경기 출전 의지가 강하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그의 몸 상태를 꾸준히 지켜보며 출전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말 그대로 ‘악전고투’ 상황에서 페루전을 준비하는 태극전사들이지만 승리욕은 어느 때보다 강하다.

특히 3월 A매치를 ‘벤투호의 유산’으로 치른 클린스만 감독 역시 6월 A매치 2연전은 자신이 직접 관찰해서 뽑은 선수들로 팀을 구성한 터라 좋은 결과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클린스만 감독은 페루전 대비 소집훈련에 앞서 취재진에게 “그라운드에서 (내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 가고 싶어 하는 열정을 드러내야 한다”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악재 속에서도 선수들은 희망을 찾고 있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자원인 황의조(서울), 조규성(전북), 오현규(셀틱)가 모두 소속팀에서 득점 감각을 한껏 올리고 대표팀에 합류했다. 측면 날개 자원인 황희찬(울버햄프턴)과 이강인(마요르카)도 시즌 막판 공격포인트를 따내고 귀국길에 오른 가운데 ‘중원 사령탑’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은 ‘올림피아코스 올해의 선수’로 뽑힐 정도로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클린스만호가 3월에 따내지 못한 마수걸이 승리를 ‘2전 3기’ 만에 화끈한 경기력으로 성취할 수 있을지 팬들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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