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재필 울산 북부경찰서 양정파출소 순찰 요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보는 군인, 파일럿, 의사 직업을 가진 외국인 또는 재외동포가 친구 요청을 해왔다. 별다른 생각 없이 친구 수락을 하고 메시지를 주고받기 시작해 수십·수백 통의 메시지와 서로의 얼굴 사진이나 일상의 사진을 공유했다. 그렇게 시작된 서로의 일상 나눔은 상대방에 대한 경계심을 허물게 되었고 어느새 깊은 고민까지 나눌 수 있는 소울메이트가 됐다.

그러던 어느 날 그(녀)는 오랜만에 한국으로 들어갈 계획을 얘기했다. 우선 현지 우체국에서 고가의 물건들을 택배로 보낼 것이니 대신 받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대신 통관 관세가 필요하니 일정 금액을 송금하라고 했다. 관세 비용은 그(녀)가 한국에 들어가서 물건을 받으면 관세 이상의 금액으로 변제하겠다고 했다. 친구가 당황해하자 그(녀)는 내가 혹시라도 한국에 들어가지 못하면 그 물건을 팔면 더 큰 금액을 받을 수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친구는 지난 시간 동안의 메시지와 사진들을 되새기며 의심하지 않았다. 그렇게 친구는 관세 비용을 그(녀)가 말한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나 해외에서 보낸 택배도 그(녀)의 연락도 오지 않았다. 그리고 그(녀)에게서 더 이상 연락이 오지도 연락받지도 않았다. 그렇다. 로맨스 스캠에 당한 것이다.

로맨스 스캠이란 SNS와 이메일 등 온라인으로 접근하여 재력, 외모 등으로 호감을 사고 신뢰를 형성한 뒤 각종 이유를 들어 금전이나 은행 계좌, 신용카드, 여권 이메일 계정, 주민등록번호에 접근해 거액을 가로채는 금융사기 수법이다. 로맨스 스캠의 수법에는 △여러 이유를 들어 귀국을 위한 비용 요청 △상대방에게 위조된 우편환을 현금으로 교환해달라고 요청 △치료 등 긴급한 사정을 들며 급전 요청 △거액을 보낼 테니 일부는 갖고 우선 수수료 비용을 보내달라 요청하는 방법들이 있다. 로맨스 스캠은 SNS의 장·단점인 ‘익명성’을 활용하는 범죄이므로 실체와 조직을 파악하기가 매우 어렵다.

이러한 로맨스 스캠의 피해를 예방하려면 △SNS에서 전체 공개나 과도한 개인정보·사생활 노출을 자제하고 무분별한 친구추가에 유의 △낯선 외국인, 해외 교포와의 인터넷상 교제에 신중 △부탁을 가장한 요구에 입금금지 △선물발송을 빙자한 상대방의 배송업체 사이트 URL 접속에 유의해야 한다.

만약 로맨스 스캠 사기를 당한 사실을 알게 됐을 때는 △입금한 은행에 지급정지 가능 여부 문의 △주고받았던 메시지, 입금명세, 사이트 화면 등 피해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 112신고 또는 경찰서 방문 신고가 필요하다.

아울러 개인정보를 넘겼거나 범죄자들이 자신의 개인정보를 이미 알고 있거나 이용될 우려가 있다고 생각하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통해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첫째, 신분증 재발급이다.

둘째, 노출된 개인정보가 범죄에 악용될 우려 존재 시 금융감독원에서 운영하는 ‘개인정보노출자 사고예방시스템’에 접속해 ‘등록 및 해제신청’을 클릭하거나 금감원 콜센터(1332)에 연락하면 된다.

셋째, 명의가 도용돼 개인정보가 노출됐다 의심되면 ‘털린 내정보 찾기서비스’에 접속, ‘유출여부 조회하기’로 확인하면 된다.

넷째, 웹사이트에서 내 명의가 도용되고 있는지는 ‘개인정보 포털’에서 통합조회 가능하며 ‘웹사이트 회원 탈퇴’를 통해 회원 탈퇴 요청이 가능하다.

다섯째, 명의가 도용돼 휴대전화 개통 여부를 알고 싶다면 ‘엠세이퍼’에 PC로 접속(휴대폰 불가), ‘가입사실현황조회서비스’로 확인 가능하고 명의도용 방지서비스도 제공한다.

여섯째, 컴퓨터나 휴대전화에 악성코드 등이 깔려있다고 생각될 경우 ‘인터넷보호나라’에 접속, 치료용 백신을 다운받아서 사용하면 된다.

사람의 마음을 이용하는 로맨스스캠, 해외를 기반으로 명의도용과 외국인 위주로 범행을 하는 특성 때문에 사실 무엇보다도 예방이 최선이다. 설시(說示)한 내용들을 많은 사람이 잘 기억해 더 이상 이로 인한 재산상 피해를 보거나 사람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리는 일이 없길 바란다.

안재필 울산 북부경찰서 양정파출소 순찰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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