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액 10조7천억원…296% 증가
울산에 본사 둔 업체 계약은 8천억
대형공사 대부분 외지업체에 뺏겨

울산에서 석유화학과 2차전지를 중심으로 대규모 신규공장 건설과 신사업이 추진되면서 올해 1분기에만 10조원이 넘는 건설공사가 계약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 규모 실적이며, 비수도권 공사계약액(42조원)의 4분의 1이 울산에서 진행됐다.

다만 전체 계약금액 가운데 7.5%만이 울산에 본사를 둔 건설업체에게 돌아갔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1분기 울산지역 건설공사 계약액이 10조7000억원으로 작년 동기(2조7000억원) 대비 296.3% 증가했다고 26일 밝혔다. 올해 1분기 계약액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1년간 계약액(9조3000억원)보다 많은 수준이다. 앞서 2021년에는 1년동안 5조5000억원 계약에 그쳤다.

이는 SK가스가 추진하는 울산GPS LNG·LPG 발전소가 작년 3월 착공한데 이어 올해 1분기 들어 스팀·가스 터빈 설치작업이 진행되는 등 민간 전력시설의 토목건설이 크게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 중 울산에 본사를 둔 건설 업체의 건설공사 계약은 8000억원(7.5%)에 그치면서 지역내 대형 공사 수익 대부분을 외지업체들에게 빼앗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대한건설협회 울산시회 관계자는 “1분기에는 S-OIL 샤힌 프로젝트 등 석유화학 관련 대형 건설 공사들이 본격적인 작업에 들어갔다. 아파트 건설공사까지 외지의 대형 건설업체가 수주해 가고 있는 상황인 만큼 이런 대형 건설 현장을 지역 업체가 수주해 내긴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S-OIL은 9조3000억원을 들여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온산국가산업단지 내에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을 위한 설비 투자 계획을 밝혔으며, SK지오센트릭은 2025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폐플라스틱 열분해 공장을 설립한다. 또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켐코와 LG화학의 합작사인 한국전구체는 2600억원을 투자해 온산 부지 내에 2024년 양산을 목표로 2차전지 양극재 핵심원료인 전구체 생산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한편 올해 1분기 전국 건설공사 계약액은 작년 동기 대비 6.3% 줄어든 68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건설공사 계약액은 작년 1~3분기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으나, 4분기에 18.4% 줄어든 데 이은 2분기 연속 감소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등이 발주하는 공공공사 계약액은 19조4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8% 줄었고, 민간공사는 49조원으로 7.3% 감소했다.

공종별로 보면 토목 계약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 증가한 28조원을 기록했다. 이 역시 울산의 석유화학단지 건설공사 등으로 산업 설비가 많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건축 계약액은 주거용, 사업용 건축이 감소하며 18.8% 줄어든 40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상위 1~50위 기업의 계약액은 31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했다. 반면 51~100위는 3조6000억원으로 27.9% 줄었고, 101~300위는 5조9000억원으로 20.6%, 301~1000위는 5조2000억원으로 32.0% 등 모두 감소했다.

석현주기자 hyunju021@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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