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6년 15대 국회의원 임기를 시작한 초선의 40대 K의원.
 그는 자신이 평소 "그렇게도" 꿈꿔오던 금배지를 달고 국회에 등원하면서 소형승용차를 탈 것이라는 다짐에서부터 "고급 음식점 일절 삼가" 등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했다. 동료의원들은 물론, 2~3선 국회의원들이 볼땐 K의원이 다소 튀는 것처럼 비쳐지기도 했으나 대놓고 비난할 순 없었다.
 그로부터 4년이 지난 2000년4월 총선을 앞두고 K의원은 소속당의 공천심사에서 탈락한데 이어 결국 여의도에서 완전 "퇴출"됐다. 상임위활동을 빙자해 관련정부부처를 상대로 각종 이권청탁 의혹은 물론, 국정감사에서의 추태와 함께 지역구관리 소홀, 비리연루의혹까지 "스크린" 됐기 때문이다.
 지금 여의도에선 17대 국회에 등원한 초선의원들이 갖가지 "개인 공약"을 그럴듯하게 내놓고 있다. "5천원짜리 밥 이상은(농민들을 생각해서) 가능하면 안먹겠다", "룸살롱에는 일절 출입을 안하겠다"라는 등 온갖 수식어가 동원되고 있다.
 또 "국민들을 하늘처럼 받들겠다", "당지도부가 제시한 "잘못된 당론" 보다 분명한 소신을 택하겠다"라고 소신있는 "공약"을 내놓는 초선들도 많다.
 초선들의 이같은 대국민약속은 그동안 정치권이 보여온 갖가지 구태에서 완전 벗어나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평가된다. 하지만 이들 초선들이 밝힌 요란한 공약 가운데는 벌써부터 "작심삼일"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의원도 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하나의 국회"라는 소신을 우선하겠다는 공언이 신행정수도이전 등 중요정책을 놓고 "잘못된 당론" 앞에서도 무소신으로 "작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dusoo@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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