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전 마지막 담금질
최종명단 5~6일 확정 예정
“나이보다 능력이 중요…”
여자국가대표팀 ‘첫 승선’
훈련 소화…최종발탁 경쟁

▲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에 나서는 대표팀의 콜린 벨 감독이 지난달 26일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팅센터(NFC)에서 훈련을 지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 개막이 17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콜린 벨 감독이 결단할 시기도 가까워졌다.

대한축구협회 측에 따르면 벨 감독은 이르면 5, 6일에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에 나설 23명의 최종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다.

늦어도 8일 예정된 아이티와 친선 경기 전까지는 23인을 고를 방침이다.

이에 따라 호주로 출국하기 전 마지막 국내 평가전인 아이티전은 정예 멤버로 치를 공산이 크다.

벨 감독은 지난달 18일부터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31명을 불러 모아 월드컵 참가 전 마지막 국내 훈련을 진행 중이다.

오전부터 30℃에 육박한 더위가 닥친 3일에도 휴식 등 예외는 없었다.

몸 상태 점검차 개인 훈련을 한 손화연(인천 현대제철)을 뺀 30명이 벨 감독의 ‘고강도 훈련’에 참여한 가운데 ‘2007년생 삼총사’도 구슬땀을 흘렸다.

혼혈 선수로는 처음으로 여자 대표팀에 승선한 케이시 유진 페어(PDA)를 비롯해 원주은, 권다은(이상 울산현대고)은 이번 소집을 통해 처음으로 벨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이들 중 벨 감독과 함께 ‘결전지’ 호주로 떠날 선수가 나올지 주목된다.

앞서 이들을 소집하며 “능력만 보여준다면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고 한 벨 감독은 훈련 첫날 “어린 선수도 좋은 인상을 남긴다면 월드컵 명단에 충분히 들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에 따르면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페어는 복수국적자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월드컵 무대를 누비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아직 어떤 성인 대표팀 소속으로도 A매치(국가대표팀 간 경기)에 출전한 적이 없어 FIFA 규정상 결격 사유가 없다는 설명이다.

페어는 이미 우리나라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활약했다. 16세 이하(U-16) 대표팀 소속으로 지난 4월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여자 아시안컵 1차 예선에 출전해 2경기에서 5골을 몰아쳤다.

동 연령대보다 우위인 체격을 살린 저돌적 돌파가 강점이다.

이런 장점이 성인 수준에서도 통한다면 ‘체력’과 ‘피지컬’을 중시하는 벨 감독의 선택을 받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페어는 지난해 11월 협회와 인터뷰에서 “대한민국 여자 국가대표팀 선수가 돼 동료들과 FIFA 여자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드는 게 꿈이자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페어가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든다면 한국 축구사상 혼혈 선수로는 2번째다. 영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장대일이 1998 프랑스 남자 월드컵을 앞두고 당시 차범근 국가대표팀 감독의 부름을 받았다. 다만 장대일은 본선 경기에서는 뛰지 못했다.

권다은, 원주은 역시 벨 감독이 지도하는 전술 훈련 중 침투 패스를 따라잡기 위해 전력 질주를 하는 등 진지하게 훈련에 임했다.

AFC U-17 여자 아시안컵 예선 2경기에서 나란히 4골씩 폭발한 둘은 중학교 동창이자 고등학교 동기다.

생일이 더 늦은 권다은은 15세 309일의 나이로 벨호에 승선, 지소연(15세 219일)에 이어 남녀를 통틀어 역대 2번째로 어린 나이에 A대표팀에 합류한 선수가 됐다.

베테랑 수비수 장슬기(인천 현대제철)는 셋을 두고 ‘여자축구의 미래’라고 표현했다.

장슬기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권다은, 원주은, 페어 선수 다 능력이 좋다”며 “가장 어린데도 당돌하게 잘하는 것 같다”고 호흡을 맞춰 본 소감을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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