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야외활동 늘어나며
응급상황 발생 증가 주의

피부 표면 찰과상·열상 발생시
거즈 등 이용해 출혈부위 지혈

등산중 뱀에게 물렸을 때
술 등 바르면 오히려 역효과

심장마비 발생땐 의식확인 후
빠른 119 신고가 가장 중요

외부활동시 긴바지 착용에
평소 상비물품 구비 도움

▲ 최욱진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수많은 인파가 산으로 바다로 몰리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응급사고도 발생한다. ‘나는 아니겠지’라는 생각하면 응급사고의 희생자나 방관자가 될 수도 있다. 혹시나 모를 응급사고에 대비해 상비약을 준비하거나, 평소 심폐소생술 익혀두면 휴가철 ‘안전 지킴이’가 될 수 있다. 휴가철 자주 발생하는 응급사고와 대처 방법에 대해 최욱진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지혈제 쓰면 상처 치유 더뎌

어린아이가 있는 가정에서는 넘어지거나 긁혀서 피부 표면에 외상이 발생하는 찰과상을 자주 접하게 된다. 넘어져서 생긴 찰과상은 흙이나 풀 같은 이물질이 묻기 쉽다. 이때 묻은 이물질은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염증을 일으킬 수 있기에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이물질 제거는 흐르는 식염수로 닦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주변에 약국이 없다면 수돗물을 이용할 수도 있다. 피가 계속 난다면 거즈로 덮고 반창고를 붙여 고정한 다음 손으로 출혈 부위를 눌러주면 된다. 일반 탈지면을 사용해 지혈하게 되면 미세한 솜이 상처에 붙어 오히려 이물질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찰과상만큼 자주 발생하는 것이 찢어져서 생기는 상처인 열상이다. 열상은 출혈이 많고, 때로는 피부 속 근육과 인대 등도 보일 수 있다. 특히 머리 부위, 손, 발가락 열상은 혈관 분포가 많아 대량 출혈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최욱진 울산대학교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열상이 생기면 정확한 부위를 확인한 후 거즈로 덮고 손으로 20분 이상 눌러주면 대부분 피가 멈추지만, 상처 원인물질이 깊이 박혀있는 경우 무리하게 제거할 경우 대량 출혈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서둘러 병원을 찾아야 한다”며 “약국에서 판매하는 지혈제를 사용하면 세척으로도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 봉합해도 상처가 잘 치유되지 않을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고 강조했다.

◇벌침·해파리 촉수, 카드 등으로 제거

등산 등 야외활동을 할 때는 긴 바지를 입고, 뱀에게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뱀에게 물렸을 때 2개의 깊은 이빨 자국이 있다면 독사일 가능성이 높지만, 일반인이 정확히 구별할 수 없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일단 뱀에게 물렸다면 독이 퍼지지 않도록 물린 부위를 고정하고, 119에 신고해 가까운 병원으로 가야 한다. 물린 상처 부위를 칼로 째거나 입으로 빠는 것은 오히려 상처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된장이나 술 등을 바르는 것 역시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여름 휴가지에서 벌 등의 곤충 또한 여간 귀찮은 존재가 아니다. 벌에 쏘인 뒤 호흡곤란, 목소리 변화, 어지러움 등 전신 쇼크나 알레르기 의심 반응이 일어난다면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하고, 가까운 병원에서 응급치료를 받아야 한다.

최 교수는 “만약 벌침이 보인다면 즉시 벌침을 제거하는 것이 좋다. 신용카드와 같이 얇고 딱딱한 것으로 벌침이 기울어져 있는 방향으로 부드럽게 피부를 긁어서 빼내면 된다”며 “쏘인 부위는 비눗물이나 깨끗한 물로 씻어주고, 소독과 함께 냉찜질을 해주면 통증과 부종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여름 휴가지 바다에서는 해파리도 흔히 발견된다. 무엇보다 해파리 주의보가 발생한 지역에서 물놀이를 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만약 해파리에 쏘였다면 상처 부위는 손으로 만지지 말고, 수돗물이나 생수 등으로 부드럽게 씻어내도록 한다. 촉수가 남아 있다면 벌에 쏘인 경우처럼 핀셋이나 카드로 제거하면 된다. 이를 제거한 이후에는 인근 의료기관에서 진료받는 것이 좋다.

◇생명을 살리는 ‘4분의 기적’

심폐소생술은 심장마비가 발생했을 때 혈액을 순환시키고 호흡을 돕는 응급처치법이다. 심폐소생술은 ‘4분의 기적’으로 불릴 만큼 중요하다. 심장마비 발생 4분 내 조치를 하지 않으면 사망하거나 심각한 뇌 손상이 일어날 수 있다.

심폐소생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몸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흉부 압박이다. 따라서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처음 발견한 사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것이다.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의식과 반응이 있는지 확인하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한 뒤, 가슴압박 30회와 인공호흡 2번을 번갈아 시행한다. 인공호흡이 어렵거나 심폐소생술에 익숙지 않다면 가슴압박만 지속해서 시행하는 것이 좋다.

최 교수는 “휴가철에는 야외활동을 늘어나며 갑작스러운 응급상황을 맞는 경우도 많아질 수 있다. 사고가 발생하면 당황하지 말고 필요한 응급조치를 시행하고 빨리 119에 신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해열제, 진통제, 종합 감기약, 연고, 일회용 밴드, 거즈, 반창고, 상처 소독제, 벌레 물린데 바르는 약, 소화제, 체온계 등 상비 물품도 꼭 챙겨 간다면 즐거운 휴가를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저작권자 © 경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