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윤 전 국회부의장 보좌관 김종윤 울산중구정책연구소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4년 만에 우리에게 찾아온 재미난 봄 축제는 끝이 나고, 행복한 휴가철이 시작되는 여름이 다가왔다. 그러나 마냥 즐거워할 수 있는 계절은 아니다. 태풍과 집중호우 등 각종 재난이 도사리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즈음은 전통적 장마의 개념은 무너진 지 오래다. 지구 온난화로 게릴라성 아열대 기후의 폭우가 쏟아지기 일쑤다. 특히 어느 때보다 올해는 많은 비가 예보돼 있어 걱정이 많이 된다. 행정과 정치권은 주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보호를 위해 긴장의 끈을 조여야 할 이유다.

울산 중구는 재난에 매우 취약한 지역으로 꼽힌다. 우리 중구는 만조시 시간당 100mm이상 폭우가 내리면 침수피해에 속수무책이다. 태화강 수위보다 지면이 낮은 곳이 많거나 거의 동일선상에 위치한 탓에 침수피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근본적 문제를 안고 있다. 우린 2016년 태풍 ‘차바’ 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울산에는 시간당 최대 130㎜ 넘는 비가 내리면서 태화시장과 우정시장 일대 점포 300여개가 물에 잠기고 사망자도 발생했다. 이들 시장 상인들의 긴장감과 불안감은 극에 달해 있다. 지난 2021년 태풍 오마이스가 내습할 때도 태화시장은 막대한 피해를 겪었다. 주민들에겐 기억하고 싶지도 되풀이되서도 절대 안되는 악몽과 같은 순간이었다.

필자는 집중호우와 태풍이 집중되는 이 시기에 중구의 안전 대책이 올바르게 이뤄지고 있는지 살피고, 대책 방안도 살펴볼 요량이다.

무엇보다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벗어나지 못하는 태화시장 일원의 근원적 재해예방구축이 이뤄지지 못한 것에 대해 우리 행정과 정치권은 반성하고 각성해야 한다. 스마트도시 조성사업이나 골프장 조성 등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인프라 구축 못지않게 시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가 우선인 안전한 도시야말로 살기 좋은 도시의 첫 번째 조건이 아닐까.

수해 발생시 우리 상인들의 생업이 달린 시장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재난장비 등은 어디에,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알리고 또 알려야 한다.

폭우에 대비한 배수펌프장은 평소 가동훈련이 반드시 반복적으로 이뤄져야 하며 학교와 강당 등 유사시 임시대피소 등의 연계 여부도 주민들에게 사전에 반복 숙지가 이뤄져야 한다.

기본 중 기본은 길가에 수백만개의 빗물받이 시설이 평소 청소와 관리가 잘돼 있는지 여부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뿐만아니라 혁신도시 조성과정에서 막대한 돈이 투입된 우수저류시설이 언제든 제 기능을 하는지 여부도 많은 주민들이 궁금해하고 있다.

얼마 전 우리 중구는 스마트도시 조성사업 대상지로 선정돼 4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예산을 지원받게 됐다. 환영하고 환영받을 일이다. 우정혁신도시와 성안동 일대가 모빌리티·에너지·라이프·데이터 4개분야 14개의 사업을 통해 앞으로 획기적으로 눈부시게 변모할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재난으로부터 안전이 확보된 스마트도시여야 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400억원 중 얼마나 재해와 재난 예방에 쓰일 수 있을지 우린 눈여겨 봐야한다. 자연재해에 완벽하게 대비하는 건 불가능하지만 대형 재난 대비 시스템을 갖추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주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내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행정가, 정치인이 모두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김종윤 전 국회부의장 보좌관 김종윤 울산중구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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