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홍근 울산초등학교 수석교사

한동안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했던 ‘4차산업혁명’이니 ‘미래 교육’이니 하는 말들이 이젠 그렇게 낯설지 않은 걸 보니, 이미 그 세상 속을 함께 걸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로 인해 원격수업과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예상보다 빠르게 일어난 변화에 당황하다가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적응하면서 살았던 시간을 기억한다.

학자들이 공통으로 꼽은 미래역량은 창의성과 공감 능력, 특별함과 기술 역량 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급변하는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면서 자신이 맡은 분야에서 전문성을 제대로 발휘하려면 인간의 본질적인 능력 즉, 인간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본질적인 인간성의 회복을 통해 수용성을 키우고, 자신의 능력을 최대화해 미래사회에 진정한 실력자로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지능형 로봇 등으로 대변되는 미래사회에서 기계와는 차별화된 창의성과 특별함을 지니면서, 다른 사람들과 원활하게 협업을 이루어가는 능력의 바탕에는 인간의 본성이 자리 잡고 있다. 미래 교육의 핵심은 섬세하고 예민한 감성과 통찰력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살피며 공감하고,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 특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학교에서는 미래 교육에 대한 비전을 바탕으로 미래역량을 키우기 위한 다양한 교육활동을 실시하고 있고, 특히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조화로운 인성을 기르도록 돕고 있다.

‘2022개정교육과정’에서도 일반적인 교과활동은 물론 프로젝트학습과 창의적체험활동과 학생들의 자율적 선택권 보장 등을 통해 미래 핵심역량을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대체로 일회성의 학예 행사나 친구사랑주간 같은 이벤트를 중심으로 인성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훈화나 단기간 또는 일회성의 행사로는 학생들의 마음속에 변화를 일으키기 어렵기 때문에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보다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가 모든 수업시간에 인성을 좋게 함양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지속적으로 행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학생들을 지도하면서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깊이 느껴 다양한 방법으로 실천하고 적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은 순수하고 순진하기는 하지만 모두가 감성이 풍부하거나 공감 능력이 뛰어나지는 않다. 감성이나 공감 능력은 선천적인 성향의 영향도 있겠지만 후천적인 경험이나 교육으로 충분히 기를 수 있다.

수업 시간에 학생들로부터 ‘모르겠어요’나 ‘생각이 나지 않아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이 말들은 ‘생각하기 귀찮아요’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다른 친구들의 마음을 헤아리거나 공감하려면 섬세한 감성으로 접근해야 하고, 서로 소통하려면 말이나 글이나 행동으로 표현을 해야 하는데, 생각을 안 하니 느낄 수도 없고 당연히 표현도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가 생각하는 인성교육의 핵심은 ‘생각하고 상상하고 표현하기’이다. 노래를 부르든지 음악을 듣든지 그림을 보든지 시를 읽든지 운동을 하든지 항상 ‘생각’하고 ‘상상’하면서 그 일을 하는 동안의 느낌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다. 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잠시 안내하였을 뿐인데도 학생들은 행간에 숨은 의미와 가치를 찾아내고 개인의 경험과 연결해 새롭게 해석하며, 마음을 열어 활발하게 표현한다. 이렇게 지도했을 때의 결과물은 기대 이상으로 창의적이고 흥미로우며 다채롭다.

필자는 이런 인성 수업방법을 신규교사 멘토링이나 수업 컨설팅을 통해 공유해 학급운영과 생활지도에 도움을 주고, 교사 연수나 학부모 교육 등에 사례를 소개하고 실제 활용 방법을 제시함으로써 일반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미래사회의 주인공이 될 우리 학생들이 바른 인성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역량을 갖추어 나가도록 돕는 데에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교사의 수업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컨설팅과 멘토링을 실시하고 학생들에게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수석교사들을 적재적소에 잘 활용하면 보다 도움이 될 것이다.

정홍근 울산초등학교 수석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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