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원인 안 밝혀졌지만
70%가량은 유전적 요인 분석
우리나라 노인 9%가 병 앓아
일단 발병하면 완치 불가능
증상완화·합병증 예방 위해
반드시 병원 찾아 치료해야
주5회·30분이상 유산소운동
두뇌활동 활성화로 예방을

▲ 조용진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가 알츠하이머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흔히 노인성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악화되는 질병이다. 사람마다 발병 시점도, 악화 속도도, 증세도 다르다. 치매의 가장 흔한 형태로 75%의 치매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이다. 현대 의학에서는 치료가 전혀 불가능한 질병으로, 사람마다 악화 속도만 다를 뿐 결과적으로 죽음에 이른다. 이런 알츠하이머병에 대해 조용진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와 함께 자세히 알아본다.

◇발병 원인 밝혀지지 않아

알츠하이머병의 원인은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70% 정도는 유전적인 요인에 의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원인으로는 두부 손상, 우울증, 고혈압 등이 있다. 대부분 65세가 넘어 발병하지만, 드물게는 그 전에 발병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65세 이상의 노인 중 9%가 치매라 할 정도로 비율이 높게 나타난다. 처음에는 건망증, 경도인지장애로 시작해 점차 악화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확실한 원인이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몇 가지 유전자적인 위험 인자는 확인됐다. 21번 염색체에 이상이 있는 ‘다운 증후군’ 환자의 경우 중년기에 접어들면 대부분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뇌의 변화가 나타난다.

조용진 울산제일병원 신경과 전문의는 “21번 염색체에 있는 아밀로이드 전구단백질(APP)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65세 이전에 치매가 나타난다”며 “고혈압, 당뇨, 고지질혈증, 비만 등의 심혈관 위험 인자도 직간접적으로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알츠하이머병은 어느 특정 단일 원인에 의한 질환이라기보다는 신경계 노화 현상이 진행되는 상태에서 유전적 위험 요소와 환경적 위험 인자가 더해져 나타나는 증후군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초기 증상 기억력 감퇴

알츠하이머병 초기 증상은 주로 기억력의 저하로 나타난다. 환자는 최근 발생한 사건이나 일상적인 일을 기억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물건을 자주 잃어버리거나, 반복적인 질문을 하는 일이 많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은 진행돼 다른 인지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고력과 판단력이 감소해 언어와 의사소통 능력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이러한 변화는 언어의 이해력과 표현력, 글쓰기와 말하기 능력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또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일상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병의 진행과 함께 가까운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거나 혼란스러워하며, 사회적인 상황에서 어색함을 느낄 수 있다.

조 전문의는 “알츠하이머병의 진행은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며, 증상의 심각성과 속도도 다를 수 있다. 이러한 증상들은 점진적으로 악화되며, 환자의 일상생활과 기능을 점점 더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의심한다면,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로 증상 완화 중요

알츠하이머병이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치료를 거부해서는 안된다. 증상 완화나, 내과적인 합병증 등이 발생할 것을 고려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치매로 인해 나타나는 정신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항우울제, 항정신병 약물 등을 사용하기도 한다. 기본적인 일상생활을 최대한 스스로 유지할 수 있도록 작업 요법, 인지 기능 강화 요법 등 다양한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 삶의 질을 향상할 수도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예방을 위해 정기적인 신체 운동이 뇌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적어도 주 5회 이상, 3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근력 운동도 꾸준히 포함하는 것이 좋다.

인지 능력을 유지하기 위해 두뇌를 활성화하는 활동이 중요하다. 독서, 퍼즐 풀기, 보드게임, 수학 문제 풀기, 언어 학습 등의 활동은 뇌를 자극하고 인지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신체와 뇌 건강을 위해 건강한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 과일, 채소, 신선한 해산물, 고기, 견과류 등 영양가 있는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족, 친구, 지역 사회와 꾸준한 상호작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조 전문의는 “예방 전략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을 완전히 예방하지는 못하지만, 뇌 건강을 증진하고 증상을 미루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며 “예방 전략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며, 의학적 조언이나 검진이 필요한 경우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전상헌기자 honey@ks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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